이건희 회장 수면상태서 이틀째 진정치료… 삼성 관계자 “정상적인 치료 과정”

입력 2014-05-15 02:18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14일 수면상태에서 진정제를 투입하는 진정치료를 이틀째 받았다. 치료가 길어지면서 이 회장이 언제쯤 의식을 회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10일 밤 11시쯤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인근 순천향대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고,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고 있다. 13일 오후까지 저체온 치료를 마무리한 이 회장은 이후 진정치료를 받고 있다. 전날 의료진은 “이 회장의 심장 기능과 뇌파가 안정적인 상태”라고 밝혔고, 이후 별다른 상태 변화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이 입원 후 나흘 가까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자 일각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삼성그룹 관계자는 “저체온치료나 진정치료 모두 다소 시간이 소요되는 정상적인 치료과정”이라며 “이 회장의 상태도 안정적이어서 의료진의 계획대로 치료가 잘 끝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 입원으로 그룹 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는 ‘수요 그룹 사장단 회의’가 예정대로 열렸다.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최 실장은 “회장님은 안정적인 회복 추세에 계시다”며 “이럴 때일수록 임직원 모두 회장님의 쾌유를 비는 마음으로 근신해주시고, 사장단은 흔들림 없는 경영과 함께 사건·사고 예방에 한층 더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이 회장 입원 이후 이틀 동안 이 회장 일가가 소유한 상장사 지분가치는 6000억원 가까이 늘어났다. 금융투자업계와 재벌닷컴에 따르면 13일 종가 기준으로 이 회장 일가의 상장사 보유지분 가치는 13조8725억원으로 9일(13조2858억원)보다 5867억원 불어났다. 이 회장이 가진 상장사 지분가치는 11조1796억원으로 입원하기 전인 지난 9일(10조7180억원)보다 4616억원 늘었다. 이 회장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관장과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진 삼성전자 지분가치도 각각 704억원, 547억원 증가했다.

이 회장 일가의 지분가치액 증가는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 이틀 동안 상승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지난 9일 196조6446억원에서 13일 9조5745억원 늘어난 206조 2191억원이 됐다. 삼성생명, 삼성물산의 시가총액도 각각 6400억원, 2657억원 늘었다. 삼성전자는 14일에도 1.07% 올라 이 회장 일가의 보유지분 가치는 더욱 늘어났을 것으로 추산된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