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접경 선양군구 긴급훈련… 中 언론, 대대적 보도

입력 2014-05-15 03:46

한반도 유사시 출동 임무를 맡고 있는 선양군구(瀋陽軍區) 산하 39집단군(군단)의 긴급출동 훈련을 중국 인민해방군 총정치부 지휘를 받는 관영매체가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解放軍報)가 발행하는 잡지 해방군화보(解放軍畵報)는 5월 상반기 최신호(895호)를 통해 지난달 중순 진행된 훈련 상황을 사진과 함께 12쪽에 걸쳐 ‘특별보도’ 형식으로 자세하게 전했다. 해방군보는 중앙군사위원회 지도와 인민해방군 총정치부의 직접 지휘를 받고 있다.

특히 해방군화보는 같은 호 1면에 시진핑(習近平) 중앙군사위주석이 지난달 중순 공군사령부를 방문해 공격과 수비력을 동시에 갖춘 강한 공군 건설을 강조한 소식을 게재했다. 이는 39집단군 훈련이 군 통수권자의 의지에 따라 진행됐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베이징 군사소식통이 14일 밝혔다.

이 소식통은 “북한이 4차 핵실험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긴급출동 훈련을 한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은 북한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중순에는 인민해방군 7개 군구 중 다수 군구에서 훈련이 실시됐다”며 “그중 유독 선양군구 훈련 상황을 집중 보도한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방군화보가 보도한 내용은 39집단군 내 기갑연대의 훈련 상황으로 전투준비태세 발동-기동-탄약적재훈련-사격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번 훈련은 명령이 떨어지면 곧바로 출격할 수 있도록 반응 속도를 대폭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올해 초부터 훈련 중 발생할 수 있는 1142가지 상황을 총망라해 규범화했다. 모든 부대원은 훈련에서 전쟁준비공작수첩과 전시임무카드 등 3종류의 카드를 지급받았다. 3종류의 카드는 전시 임무, 승차해야 할 차량, 휴대해야 할 물자, 무기 번호 등이 명시돼 있다.

39집단군은 훈련에서 출동 속도를 높이기 위해 7단계에 달했던 기존 명령 지휘절차를 3단계로 간소화했다. 이를 통해 명령이 떨어진 뒤 출격하기까지 35분 가까이 걸렸던 대응 시간을 10분 이내로 단축했다.

해방군화보는 ‘전투명함’이라고 불리는 전시임무카드를 들고 비장한 표정을 짓는 병사, 훈련 지휘부의 간부, 기동 훈련 상황, 사격 훈련 등이 담긴 사진도 다양하게 실었다.

선양군구 산하에는 16, 39, 40집단군이 있다. 39집단군은 6·25전쟁 때 참전했으며 북한 장성택 처형이 이뤄진 지난해 12월에도 3000여명을 동원해 백두산 일대에서 혹한기 훈련을 진행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