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둣빛 신록 속에 ‘힐링’ 숨었나… 관광공사 선정 ‘5월에 가볼만한 곳’
입력 2014-05-15 02:22
전국의 산하가 연둣빛으로 물드는 5월이다. 가정의 달인 5월에는 꽃과 나무가 어우러진 산과 들, 강과 호수로 나들이를 겸한 트레킹을 떠나 가족의 소중함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한국관광공사는 가족과 함께 힐링여행을 떠나기에 좋은 영주 소백산 자락길 등 8곳을 2014년 5월에 가볼만한 곳으로 선정·발표했다.
◇지리산 바래봉(전북 남원)=연둣빛 신록을 배경으로 짙은 분홍색의 산철쭉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바래봉(1165m)은 지리산을 대표하는 철쭉 군락지이다. 바래봉 철쭉은 중턱에서 정상으로 가는 능선에서 5월 말까지 피고 지고를 거듭한다. 바래봉 정상에 오르면 장엄하게 펼쳐진 지리산의 능선도 만날 수 있다. 운봉에서 정령치를 넘어 달궁과 뱀사골로 이어지는 861번 지방도 드라이브도 제법 운치 있다. 신록이 아름다운 광한루원에서는 광한루원 음악회, 신관 사또 부임 행차 등 다채로운 상설 공연이 열린다.
◇대청호 오백리길(대전 대덕·동구)=대청호 푸른 물결을 감싸 안고 도는 오백리 호반도로는 호수와 숲, 그리고 정겨운 마을이 어우러진 명품 길이다. 대전 신탄진의 대청댐에서 출발해 충북 옥천과 보은, 청원을 잇는 27개 구간 중 대전 지역을 통과하는 4구간(호반낭만길)과 5구간(백골산성낭만길)은 잔잔한 호숫가와 초록빛 숲 속을 걷는 여유로운 길이다. 21구간(대청로하스길) 마지막 5㎞는 물 위에 설치된 나무 데크로 운치가 있다. 엑스포과학공원의 세계엑스포기념품박물관과 대덕구 반석천 카페거리도 둘러볼 만하다.
◇정선5일장(강원도 정선)=정선의 봄은 더디지만 향긋하다. 해발 800m 산밭에서 자란 산나물이 시장에 깔리는 5월이야말로 진정한 봄이다. 산나물의 대표 주자는 보릿고개를 함께 한 곤드레로 단백질과 칼슘, 비타민이 풍부하고 소화가 잘된다. 정선읍내의 정선아리랑시장(2·7장) 등에서 곤드레를 사거나 곤드레밥을 맛볼 수 있다. 구름 위를 걷는 듯한 아리힐스 스카이워크와 아시아 최장 길이를 자랑하는 짚와이어도 타볼 만하다. 화암면 그림바위마을과 폐광을 리모델링한 삼탄아트마인에서는 수준 높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향수100리길(충북 옥천)=금강이 굽이굽이 휘감아 흐르는 옥천은 시 ‘향수’로 유명한 정지용 시인의 고향이다. 자전거를 타고 시인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향수 100리길(50.6㎞)은 정지용 생가·문학관을 출발해 장계관광지, 안남면, 금강변, 금강휴게소를 거쳐 생가로 되돌아오는 코스다. 장계관광지에는 정지용의 시문학을 재해석한 ‘멋진 신세계’가 조성되어 있다. 안남면의 둔주봉에 오르면 금강이 휘돌아 나가면서 만든 한반도 모양의 지형을 볼 수 있다. 장령산 기슭 용암사에서 보는 일출과 일몰이 아름답다.
◇국립생태원(충남 서천)=지난 겨울에 개장한 서천의 국립생태원은 세계 기후대별 생태계와 한반도의 숲과 습지를 재현한 곳으로 동식물 4500여 종을 만날 수 있다. 국립생태원은 자연과 공생하는 공간으로 위기에 처한 생태계의 건강성을 회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생태원의 랜드마크는 곡선미의 건축물을 뽐내는 에코리움으로 열대, 사막, 지중해, 온대, 극지관 등 세계 5대 기후대를 고스란히 재현해놓았다. 외부 공간인 하다람, 금구리 구역에서는 한반도의 습지와 숲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장항선 장항역에서 생태원 후문까지 도보로 2∼3분 거리.
◇제암산자연휴양림(전남 보성)=정상의 바위가 임금 제(帝)자를 닮은 제암산에는 휠체어와 유모차도 쉽게 다닐 수 있는 무장애 산악 트레킹 코스 ‘더늠길’이 조성되어 있다. ‘더늠’은 판소리 명창의 으뜸 재주를 일컫는 말이다. 휴양림의 능선을 넘나들며 이어지는 5.8㎞ 길이의 더늠길은 평균 경사도가 5∼8도로 평지를 걷는 것처럼 편안하다. 오르막길 끝에는 피톤치드 그윽한 편백나무 숲이 펼쳐진다. 보성은 녹차의 고장으로 조정래 대하소설 ‘태백산맥’의 주무대인 벌교에는 태백산맥문학관, 보성여관 등이 위치하고 있다.
◇소백산자락길(경북 영주)=‘선비의 고장’ 영주를 대표하는 소백산자락길은 신록이 연둣빛으로 채색되는 5월이 걷기에 가장 좋다. 소수서원 솔숲에서 시작하는 1자락은 소수서원과 선비촌 등 영주의 선비문화를 살펴보고 트레킹도 즐길 수 있어 가족 여행객에게 인기가 높다. 3자락의 첫 구간인 죽령옛길에서는 청초한 야생화도 만날 수 있다. 트레킹 뒤에는 소백산풍기온천에서 피로를 푼다. 매월 둘째 토요일에 진행되는 ‘자락길 동무삼기’ 프로그램에 참가하면 문화관광해설사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
◇갈모봉산림욕장(경남 고성)=침엽수 가운데 피톤치드 배출량이 가장 많은 편백나무를 비롯해 삼나무 등이 70여 ha의 숲을 빽빽하게 채운 갈모봉산림욕장은 힐링을 위한 공간으로 인기가 높다. 산책로를 따라 숲으로 들어가면 편백나무 조각을 깔아놓은 길도 만난다. 갈모봉 정상 아래의 바위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신록의 바다가 장관이다. 옛 담장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하일면 학동마을과 고성박물관·고성탈박물관도 가깝다. 당항포관광지의 요트N스쿨에서는 돛을 올리고 푸른 물살을 가르는 요트 체험도 가능하다.
글·사진=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