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1000원 눈앞… 換테크 상품 눈길가네

입력 2014-05-15 02:19


지난달 초 1050원대 후반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8일 장중 1021원선까지 떨어졌었다. 일각에서는 1000원대가 붕괴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처럼 원·달러 환율이 급변하자 저금리 속에 투자처를 잃은 사람들이 환율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간 환율변동은 수출입 기업이나 자녀를 유학 보낸 ‘기러기 아빠’ 정도만 관심을 뒀었다. 하지만 최근 원화강세로 일반 투자자들도 환율을 주시하기 시작하면서 환차익을 통해 수익을 거두는 일명 ‘환(換)테크’가 주목받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환율 하락기를 맞아 직접 달러를 매입하거나 외화 예·적금 상품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환테크의 매력은 환차익과 비과세다. 만약 달러를 환율이 1020원일 때 사서 1100원에 판다면 약 8%의 수익률을 올리게 된다. 최근 예·적금 금리가 2∼3%대인 것과 비교해보면 꽤 높은 수준의 수익률이다. 더불어 환차에 의해 발생한 수익에 대해서는 특별히 과세를 하지도 않는다.

가장 손쉬운 환테크 방법은 달러를 직접 매수하는 것이다. 원화 강세일 때 사서 보관했다가 환율이 오르면 파는 방식이다. 시중은행 PB(프라이빗뱅크)센터에는 달러 매수 문의가 30∼40% 가량 늘었다. 현재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르면 올해 하반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달러가 강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달러 직접 구매는 간편하지만 환전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고, 분실 및 도난의 위험을 스스로 감수해야 하는 등 문제점도 있다. 좀 더 대중적인 방식은 외화 예·적금 통장을 활용하는 것이다. 일반 원화 통장과 마찬가지로 입출금식·적립식·거치식 등이 있다.

외화예금은 원화를 입금해도 달러나 엔 등 외환단위로 통장에 저축되는 상품이다. 현재 금리는 0%대다. 6개월 만기 외화정기예금의 경우 가장 높은 우리은행도 0.62%에 불과하다. 사실상 금리 혜택은 거의 없다. 대신 해외송금수수료 감면이나 우대환율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외환은행 ‘더 와이드 외화적금’은 미국 달러뿐 아니라 유로화, 엔화, 파운드화 등 8개 통화로 가입할 수 있다. 본인이 희망하는 환율에 도달했을 때 문자메시지나 이메일로 통지받을 수 있어 분할 매입 등을 통한 투자에 편리하다. 또 유학생 송금지정거래 신청 등에 대해 최대 0.3% 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해외송금 수수료 및 외화현찰수수료도 최대 100% 면제해준다.

우리은행의 ‘환율케어 외화적립예금’은 직전 3개월 평균 환율보다 자동이체 지정일 전일 환율이 낮은 경우 외화 매입을 늘려 이체하고, 높은 경우에는 외화 매입을 줄여 자동이체해주는 상품이다. 이를 통해 외화매입의 단가를 평균화해 환율변동의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장기 예치 시에는 우대금리도 제공된다.

환테크 시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현재 환율이 바닥이라고 생각해 매수에 나섰다 환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면 손실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환율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워 큰 수익을 보려 접근했다 낭패를 볼 수 있다”며 “환율 하락기에는 적립식이나 입출금식을 통해 분할 매수하는 게 적절하고, 환율이 오를 때까지 묵혀두어도 되는 여유자금으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