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으로 실직한 40대, 아내와 딸 살해 후 자살
입력 2014-05-14 00:18
[쿠키 사회] 구조조정으로 실직당한 40대 가장이 아내와 딸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13일 낮 12시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A씨(41) 집에서 A씨와 아내(36), 중학교 1학년인 딸(14)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A씨와 딸은 머리에 헬륨가스를 주입한 비닐봉지를 쓴 채 작은방에서, 아내는 큰방에서 목이 졸린 채 숨져 있었다.
경찰은 시신을 검안한 의사의 판정을 토대로 A씨의 아내는 9일 오전에, 딸은 11일 밤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A씨는 12일 새벽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의 딸이 등교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학교 측의 신고로 A씨 집을 방문했다.
발견 당시 A씨 집 현관 신발장에는 A4용지에 ‘우리 가족 처리 부탁해요’라는 유서가 붙어 있었다. 또한 A씨가 형, 누나, 처남 등에게 남긴 2장짜리 유서도 발견됐다.
경찰은 이들이 시간차를 두고 숨진 데다 외부에서 침입한 흔적이 전혀 없고, 유서를 남긴 것으로 미루어 A씨가 아내를 먼저 목 졸라 살해하고 이틀 뒤 딸을 질식사시킨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특히 휴대전화 제조업체 노키아의 한국공장 법인인 노키아티엠씨를 다니다가 지난해 하반기 퇴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키아티엠씨는 2012년 9월 직원 900여명 중 700여명을 구조조정하는 등 경영환경이 좋지 않았고, 지난해에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실직한 A씨가 최근 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했으며, 이로 인한 가족간 불화도 있었다고 경찰에서 밝혔다. 경찰은 유서에도 “돈 때문에 간다”라는 등의 내용이 들어있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들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고 정확한 사건경위를 조사 중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창원=이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