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직장인이 기업 미래 이끈다… 독서동아리 전국모임 5월 16일 발족
입력 2014-05-14 03:15 수정 2014-05-14 17:44
한전KDN의 사내 동아리 ‘향추회’는 책을 매개로 매달 한 차례 다양한 활동을 갖는다. 책과 관련된 영화를 보거나 공연장, 전시장을 찾는다. 올해엔 소설 ‘노예 12년’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영화를 본 뒤 소감을 나눴다. 한양성곽을 탐방하며 우리 문화와 관련된 책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기도 했다.
이창열 사업기획팀장이 주축이 돼 만든 모임으로, 책의 향기를 회사 전체로 퍼져나가게 하는 동시에 ‘낭중지추(囊中之錐)’의 송곳처럼 특출 난 모임으로 만들자는 취지에서 향추회란 이름을 붙였다. 2006년 시작한 모임은 급속도로 커져서 직원 1200명 중 현재 15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매달 5000원씩 회비를 걷어 회원들에겐 분기별로 책을 한 권씩 선물한다. 이 팀장은 13일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은 상대를 존중해주는 문화가 있는데, 우리 모임을 통해 사내 분위기도 서로를 존중하는 기업 문화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독서경영’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기업 이랜드는 직급별, 직종별로 추천도서를 지정하며 직원들의 독서를 장려한다. 2012년 이랜드 서비스사업부에 생긴 독서모임 ‘자람’은 2주마다 독서토론을 한다. ‘현장이 답이다’, ‘답을 내는 조직’ 등 경영 관련 필독서는 물론이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는다. 모임 대표인 강민영 혁신본부팀장은 “자람 모임을 통해 세대간에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해졌다”고 말했다.
독서 동아리를 통해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사내 동호회 ‘행복한 책’이다. 온라인 회원은 420여명이고 매주 화요일 점심시간 갖는 오프라인 모임엔 20명, 많게는 40여명이 모인다. 이들은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한다. 지난해 10월에는 읽은 책 한 권과 같은 책을 사 기부하는 ‘책 1+1 기부 행사’를 가졌다. 이렇게 모은 책을 들고 서해 고도 외연도의 초등학교를 찾아가 아이들과 신나게 하루를 보냈다.
다양한 기업의 독서 동아리가 모인 ‘전국기업독서동아리연합회’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후원으로 발족한다.
개별 동아리 간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신생 동아리 지원 등 직장인 독서 문화를 확산할 수 있는 사업을 체계적으로 벌여가겠다는 취지다. ‘책 읽는 직장인이야말로 기업은 물론 사회의 창조적 동력’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다. 삼성전자 현대모비스 등 대기업과 철도기술연구원 등 일부 공공기관의 독서 동아리 20여개가 참여할 전망이다.
모임을 주도한 고동록 현대모비스 이사는 “개별 동아리로는 할 수 없었던 글쓰기 교육, 석학 초빙 강연 등은 물론 ‘휴먼 라이브러리’를 통해 사회공헌 활동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우수 독서 사례 발굴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발족식은 16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