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겪은 ‘급성 심장정지’ 증가 추세… 퇴원생존율 4.9%日 절반 수준
입력 2014-05-14 02:02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 11일 새벽에 겪은 급성 심장정지 발생 상황이 국내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국내 급성 심장정지 발생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인구 10만명당 심장정지 발생 비율은 2008년 41.4명, 2010년 44.8명에서 지난해 46.3명으로 지속적으로 늘었다. 인구 고령화와 심·뇌혈관질환이 증가한 결과로 분석된다. 급성 심장정지는 정상적으로 뛰던 심장이 갑자기 멈추는 상태를 말한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심장정지 환자를 성별로 보면 남성 64.7%, 여성 35.3%로 남성이 더 많았다. 연령별로는 50대 이상 중·고령층에서 주로 발생했다.
급성 심장정지로 입원했다가 살아서 퇴원할 확률(퇴원생존율)은 국내의 경우 2013년 4.9%로 미국(9.6%), 일본(8.8%), 호주 빅토리아주(9.7%)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뇌 기능이 회복돼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환자 역시 2013년 2.3%로 미국(6.9%)이나 일본(4.0%)과 비교해서 크게 낮았다.
생사를 가르는 건 심폐소생술이다. 심장마비가 발생하면 혈액순환이 중단돼 몇 분 안에 조치하지 않으면 사망하거나 심각한 뇌 손상이 일어날 수 있어 응급처치가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인공적으로 혈액을 순환시키는 심폐소생술 시행률(일반인)은 2013년 8.7%로 2008년(1.8%)에 비해 5배 가까이 높아졌는데도 미국 33.3%, 일본 34.8%의 3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이영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