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A 도감청 기사로 퓰리처상 그린월드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다’ 책 발간… “한국은 美의 B급 동맹국”
입력 2014-05-14 03:41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적인 정보수집 행위를 보도해 퓰리처상을 수상한 글렌 그린월드(47) 전 가디언 기자가 13일 전 세계 24개국에서 동시 발간한 저서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다’(원제: No Place To Hide·모던타임스)를 통해 관련 의혹을 추가로 폭로했다.
지난해 5월 에드워드 스노든의 제보를 토대로 미국 정부의 광범위한 감시 남용 현황을 특종보도하면서 쓰지 못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NSA는 외국을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해 관리했는데 한국은 일본 이탈리아 그리스 등과 함께 ‘B급 동맹국’으로 분류됐다. B급 동맹국은 미국과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하는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에 포함되지 못한 나라들로 미국 정부가 특정 감시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협력하지만 동시에 해당 국가에 대해서도 광범위하게 스파이 활동을 벌이는 국가를 지칭한다. 나머지는 미국이 일상적으로 감시하는 국가들이다.
NSA가 미국 내 우방 대사관과 영사관에 여러 형태로 접근, 정보를 수집했으며 그중 미국 뉴욕의 한국 유엔대표부도 포함돼 있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 NSA는 컴퓨터나 네트워크에 직접 감시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수집하는 ‘HIGHLANDS’, 컴퓨터 스크린을 수집하는 ‘VAGRANT’ 등 각 공관에 대한 유형을 분류했는데 한국의 경우는 ‘VAGRANT’ 기법을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책에는 NSA가 미국의 시스코 등의 회사가 제작한 컴퓨터 네트워크 장비가 해외 고객에게 배달되기 전 가로채 감시 작업을 벌인 뒤 새 제품처럼 포장해 배송했고, NSA와 영국 정보통신본부(GCHQ)가 항공기 탐승자의 전화, 인터넷 통신을 감시했다는 내용 등도 포함됐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