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신의 시대… 잃어버린 소망부터 찾아라”

입력 2014-05-14 03:37


내 소망은 구원입니다/빌리 그레이엄 지음 전의우 옮김/아드폰테스

1918년 11월 7일 태어났으니 올해로 96세. 책에도 있지만 저자는 70년을 한결같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만 전하며 살았다. 큰 산 같은 어른. 노 목사가 마지막에 던지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일까. ‘영원한 복음전도자 빌리 그레이엄의 마지막 메시지’란 부제에 그래서 눈길이 갔던 책이다. 읽다 보니, 이 책은 당신 자신이 아니라 우리, 특히 대형 사고로 실의에 빠진 이들에게 전하는 ‘확실한 소망’을 담았다.

‘구조 받은 적이 있는가?’로 책은 시작한다. 다양한 ‘구조’의 경험들이 등장한다. 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침몰 직전의 상황. 전등이 꺼지고 안내 방송에선 승객들을 안심시키느라 방송이 나온다. “그 자리에 그대로 계십시오!” 안내 방송에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아이폰을 꺼내 나름대로 상황을 판단한다. 그 결과 배가 빠르게 기울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본능은 상황이 달라졌음을 말한다. 승객들은 비명을 지르고 앞다퉈 갑판으로 몰려나오는 바람에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다. 승객들은 승무원에게 구명보트를 달라고 애원한다.

20세기에는 어느 누구라도 침몰하는 배에 타고 있다면 타이타닉호를 생각할 것이다. 저자도 “어린 시절 타이타닉호의 비극 같은 일은 절대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크루즈 여행을 즐기는 현대인들은 특히 그 말을 믿는 것 같지만 상황은 전혀 그렇지 않다. 바로 우리가 이 땅에서 여객선 중 최대급인 세월호의 침몰을 목격했고, 300여명의 아까운 생명을 우리 가슴에 묻었으니 말이다. 그러니까 확실한 건 없다. 모든 게 불확실하고 불신이 가득해져만 가는 이 시대에 우리가 ‘확실한 소망’을 붙잡고 살아야 하는 이유다.

저자는 일평생 마음속에 간직해온 그 소망을 전한다. 구원의 살아 있는 소망을 가진 사람은 기쁨과 평안이 충만하다고 강조한다. 잃어버렸던 소망을 다시 찾아야 한다. “아무리 이타적이고 용감한 사람도 우리를 확실한 죽음에서 구해내지 못한다. 그러나 이는 우리가 구원받을 수 없다는 뜻도 아니다. 단지 누가 실제로 우리를 구원하는지 분명히 알아야 한다는 뜻일 뿐이다.”(39쪽) 책을 쓴 이유다.

저자는 먼저 순전한 복음을 전한다. 아담과 하와로부터 시작된 원죄와 불순종의 결과, 하나님의 속량을 통해 그는 우리에게 왜 구원이 필요한지 알려준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이유와 승리의 십자가, 예수님의 부활과 재림에 대한 메시지를 통해 우리로 하여금 그리스도가 이룩한 구원의 참 의미를 깨닫게 한다.

“구원은 오직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온다. 그리스도가 길이고 그분의 말씀이 진리며 그분의 죽음과 부활이 생명을 준다.”(122쪽) “십자가에 달려 고통당하시는 중에도 예수님은 제자들의 마음을 살피시고 소망을 주신다. 인간으로 하여금 하늘에 계신 자신의 아버지와 다시 교제하게끔 하는 것, 이것이 예수님이 돌아가신 목적이다.”(126쪽) “그 어떤 종교도 당신의 영혼을 구원하지 못한다. 종교가 당신의 영혼을 속량하려고 죽은 게 아니기 때문이다. 오직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만이 당신의 영혼이 살아나도록 자기 생명을 버리셨다. 죄와 죄책감과 수치를 깨닫고 자신의 필요를 거룩한 하나님께 고백하는 영혼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속량을 통해 구원을 선물로 받는다.”(203쪽)

그러므로 저자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이 땅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단순히 영혼을 구원받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자신의 기준을 버리고 하나님의 기준으로 필요를 채우며 살아가야 한다. “우리가 아무리 선해도 그것만으로는 하나님 나라의 시민이 되는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자격 요건은 겸손하고 회개하는 마음이다.”(261쪽)

파킨슨병, 전립선암, 폐질환, 대퇴부 골절 등을 앓고 있는 저자는 언제 하나님의 품에 안길지 모른다. 그럼에도 그가 사력을 다해 이 책을 쓴 건 다름 아니다. 순수한 메시지, 우리의 확실한 소망인 ‘오직 예수 그리스도, 오직 십자가’를 알리기 위함이다. 책은 그 이상의 것이 없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