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월드컵 D-30] ‘빅4’끼리 4강 맞붙는 ‘꿈의 빅매치’ 성사될 수도
입력 2014-05-14 03:48
우승후보 4개국 전력 비교
브라질월드컵은 오는 6월 13일(한국 시간) 상파울루 아레나에서 개최국인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A조 조별리그 경기를 시작으로 7월 14일까지 32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을 비롯해 브라질, 아르헨티나, 독일 등 ‘빅4’는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 꼽힌다. ‘빅4’가 4강전에서 맞대결을 벌이는 ‘꿈의 매치’가 펼쳐질 수도 있다.
브라질
월드컵 최다 우승(5회)에 빛나는 브라질은 2002 한·일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정상을 탈환을 벼르고 있다.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출전권을 얻은 브라질은 우승 후보 0순위로 꼽힌다. 브라질이 안방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광적인 홈팬들의 응원을 받는다면 엄청난 상승효과도 예상된다.
브라질 공격의 핵심 네이마르(22)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스페인 명문구단 FC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유럽 무대에 안착했다. 처음 월드컵에 출전하는 네이마르는 A매치 47경기에 출전, 30골을 기록 중이다.
브라질 ‘축구황제’ 펠레는 최근 스페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네이마르가 리더라 생각하진 않을 것”이라며 “호비뉴(30)나 카카(32·이상 AC 밀란) 같은 경험 많은 선수를 뽑아야 했다”고 지적했다. 네이마르가 월드컵 본선에서 현란한 드리블, 날카로운 슈팅, 킬러 패스 등을 펼쳐 보이며 펠레를 머쓱하게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브라질 대표팀엔 헐크(28·제니트), 마르셀로(26·레알 마드리드), 오스카(23), 다비드 루이스(27), 하미레스(27), 윌리안(27·이상 첼시), 파울리뉴(26·토트넘), 페르난지뉴(29·맨체스터 시티), 하피냐(29), 단테(31·이상 바이에른 뮌헨), 티아고 실바(30·파리 생제르맹) 등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스타플레이어들이 넘쳐난다. 여기에 루이스 펠리프 스콜라리(66)라는 ‘명장’까지 가세해 브라질의 사기는 하늘을 찌른다.
세계 주요 스포츠 베팅업체들은 일제히 브라질의 우승 배당률을 가장 낮게 설정해 브라질이 우승할 확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스페인
스페인은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우승을 이끈 비센테 델 보스케(64) 감독의 지휘 아래 그동안 이탈리아(1934·1938년)와 브라질(1958·1962년) 두 국가만 달성했던 월드컵 2연패를 노린다.
스페인은 브라질월드컵마저 제패하면 유로 2008, 2010 남아공월드컵, 유로 2012에 이어 메이저대회 4연속 정상에 서게 된다.
스페인의 월드컵 2연패와 메이저대회 4연속 우승 가능성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주전 선수들이 건재하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옹호론과 “주전 선수들이 노쇠해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가 엇갈린다.
스페인은 2011년 9월 이후 FIFA 랭킹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력 기복이 심하지 않다는 뜻이다. 사비 에르난데스(34),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0), 세스크 파브레가스(27·이상 바르셀로나), 사비 알론소(33·레알 마드리드) 등 세계 정상급의 미드필더들은 스페인 축구의 든든한 자산이다.
그러나 스페인의 허리가 예전만 못한 것은 사실이다. 스페인은 지난해 7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린 2013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전에서 브라질에 0대 3으로 대패했다. 허리싸움에서 밀린 탓이다.
스페인이 믿는 건 델 보스케 감독의 지략이다. 델 보스케 감독은 스타플레이어들을 하나로 묶어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 명장이다. 그는 클럽(레알 마드리드)과 대표팀에서 모두 성공을 거둔 흔치 않은 지도자다.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27·바르셀로나), 세르히오 아구에로(26·맨체스터 시티), 곤살로 이과인(27·나폴리), 로드리고 팔라시오(32·인터밀란)까지. 아르헨티나 공격진은 브라질에 버금가는 세계 최강이다.
아르헨티나의 공격 핵심은 역시 메시다. 메시는 그동안 월드컵과 인연이 없었다. 19세의 나이에 첫 출전한 2006 독일월드컵에선 조별리그 1골(세르비아전)에 그쳤다. ‘슈퍼스타’로 떠오른 뒤 출전한 2010 남아공월드컵에선 아예 한 골도 넣지 못하는 굴욕을 당했다. 메시는 당시 독일과의 8강전에 출전했지만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고, 아르헨티나는 0대 4로 대패했다.
메시는 지난해 부상에 시달리며 2013 FIFA 발롱도르를 라이벌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포르투갈)에게 내줬던 수모를 월드컵에서 갚겠다고 벼르고 있다.
허풍이 심했던 마라도나 대신 지휘봉을 잡은 알레한드로 사베야(60) 감독은 마라도나가 외면했던 실력파들을 대거 영입해 전력을 한층 강화시켰다. 더욱이 아르헨티나는 본선 시드 배정국 중 대진운이 가장 좋다. 아르헨티나는 비교적 약체들인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이란, 나이지리아와 함께 F조에 편성됐다. 그러나 불안한 수비와 골키퍼는 약점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아르헨티나 수비를 책임질 마르코스 로호(24·스포르팅)가 새삼 주목받고 잇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측면 수비수로 주로 활약하는 로호는 중앙 수비수를 역할도 해낼 수 있다. 키 1m87의 당당한 체구를 자랑하는 로호는 발이 빠른데다 왼발도 잘 쓰는 게 장점이다.
독일
‘전차군단’ 독일은 통산 3회(1954·1974·1990년) 우승을 차지해 브라질과 이탈리아(4회)에 이어 세 번째로 월드컵 우승 횟수가 많다. 그러나 1990년 이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최근 가장 좋은 성적은 2002 한·월드컵 준우승이다. 안방에서 열린 2006 월드컵과 2010 남아공월드컵에선 모두 3위에 그쳤다. 2006 월드컵 직후 사령탑에 오른 요아힘 뢰브(54) 감독은 브라질월드컵에서 정상에 올라 옛 영광을 재현하려 한다.
독일은 유럽 지역 예선을 무패로 통과했다. 스웨덴,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카자흐스탄, 페로 제도와 함께 C조에 속했던 독일은 9승1무(승점 28)로 일찌감치 브라질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36골을 터뜨리며 ‘막강 화력’을 뽐냈고, 10골만 허용하며 ‘짠물 수비’를 뽐냈다. 안정된 공수조화와 끈끈한 조직력이 독일 축구의 힘이다.
루카스 포돌스키(29), 메수트 외질(26), 페어 메르테자커(30·이상 아스날), 안드레 쉬를레(24·첼시), 마르코 로이스(25·도르트문트),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30), 마리오 괴체(22), 필립 람(31), 제롬 보아텡(26), 마누엘 노이어(27·이상 바이에른 뮌헨) 등이 버티고 있는 독일 대표팀은 완벽에 가까운 공수를 자랑한다. 더욱이 상당수가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한 바이에른 뮌헨 소속이어서 손발을 따로 맞출 필요도 없다.
독일은 최근 투박한 ‘전차군단’ 별명에 걸맞지 않게 화려하고 창조적인 플레이를 하고 있다. 역동적이고 강한 축구에 세밀한 패스까지 장착한 독일은 미래 축구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