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규홍 한신대 신학대학원장 “교회혁명, 평신도가 신학적으로 깨어나야 가능”

입력 2014-05-14 02:19


한신대 신학대학원이 지역공동체를 이끌 수 있는 목회자와 신학적 깊이를 가지고 교회를 리드할 평신도 지도자 양성에 초점을 맞춰 외연을 넓히기로 했다. 지역교회가 지역사회를 살릴 수 있어야 하고, 실제 교회를 움직이는 것은 평신도라는 판단에서다.

연규홍(54·사진) 한신대 신대원장은 13일 “오늘날 한국교회는 교인 수 감소와 신학대학 정원 축소라는 심각한 위기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며 “전통적 목회자 양성만큼이나 세상과 소통하고 공감하고 연대할 수 있는 교역자 양성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신대 신대원이 지난 3월 시작한 사회혁신경영대학원은 현실의 도전에 대한 창조적 응전이라고 연 원장은 설명했다. ‘사회적 경제’와 ‘에큐메니컬 사회봉사’ 등 두 가지 전공과정으로 운영되는 사회혁신경영대학원은 종합대학인 한신대(경기도 오산)에서 사회적경제, 협동조합, 공공정책이론, 아시아 평화, 생태학 등을 가르치는 교수들과 신대원의 교수들이 함께 참여하는 ‘간 학문적 연구과정’이다.

연 원장은 “지역사회를 더 풍요롭고 평화롭게 발전시키는 역할이 오늘날 지역교회에 요구되고 있다”며 “이를 위해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 기독교적 사회복지 등 공동체 활동에 교회가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공동체를 성장시키고, 소외된 이웃을 끌어안고, 지역공동체의 성장을 견인하는 전문가 양성이 사회혁신경영대학원의 목표다.

평생 교회사를 연구해 온 연 원장은 “교회는 기독교인들을 관리해 천국에 보내는 대기소나 대합실이 아니다”라며 “신자유주의와 자본주의의 폐해가 정점에 달한 오늘날 교회가 이를 극복할 대안을 제시하고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신도 지도자 교육도 같은 맥락이다. 교회를 실제로 이끌어 가는 것은 평신도이며, 교회가 제 역할을 감당하려면 평신도 지도자들이 먼저 ‘교회가 무엇인지’ ‘교회를 통해 하나님께서 하기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신대 신대원은 평신도들을 위한 신학석사(M.T.S) 과정을 오는 9월 시작한다. 수업은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평신도를 위해 평일 야간에 진행한다. 연 원장은 “교회에 대한 사회의 신뢰가 추락하고 있는 위기상황에서 한국교회가 바로설 수 있는 ‘교회혁명’은 평신도가 신학적으로 깨어서 교회를 바르게 섬길 때만 가능하다”며 개설 배경을 설명했다.

연 원장은 “말씀 선포를 넘어 나눔과 섬김과 봉사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구체적으로 실천해야만 복음이 전파될 수 있다”며 “이것이 바로 지역공동체를 살리는 지역교회 목회자들과 평신도들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