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세토오페라단 강화자 단장 “삼손을 다시 강하게 하신 것처럼 하나님이 우리에게도 힘 주실 것”

입력 2014-05-14 02:20


“삼손에게 힘 주신 하나님이 우리에게도 힘 주실 것입니다.”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Samson et Dalila)’ 공연을 앞둔 강화자(사진) 베세토오페라단 단장은 12일 서울 서초구 베세토오페라단 사무실에서 “세월호 참사 후 우리 사회가 처한 상황이 힘을 잃은 삼손과 비슷한 것 같다”며 “삼손이 잘못을 회개하고 기도한 뒤 하나님이 삼손을 다시 강하게 만들어주셨던 것처럼 우리도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세토오레라단은 23∼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체코 프라하 스테트니 오페라극장과의 자매결연 10주년 기념으로 ‘삼손과 데릴라’를 무대에 올린다. 이 극장은 위대한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와 천재 성악가 엔리코 카루소 등이 거쳐간 곳이다. 상임지휘자 지리 미쿨라, 전속 가수 미켈란젤로 카발칸티, 메조소프라노 갈리아 이브라기모바 등이 내한한다.

“삼손은 구약(삿 13∼16)에 나오는 고대 이스라엘의 영웅이지요. 어떤 크리스천들은 성경에서 여러 번 본 내용인데 굳이 오페라로 볼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하죠. 왜 매일 성경을 읽느냐, 밥을 먹느냐는 말과 같은 것 같아요(웃음). 하나님 말씀은 늘 새롭게 음미해야지요. 300여명이 함께 만든 웅장한 스케일의 무대에서 삼손을 새롭게 ‘읽고’ 느껴 보세요.”

‘삼손과 데릴라’는 프랑스의 대표 작곡가 생상의 작품이다. 데릴라가 삼손에게 사랑을 맹세하는 아리아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가 유명하다. “데릴라를 맡은 갈리아는 제가 무슨 얘길 하면 늘 조용한 목소리는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라고 해요. 그런데 무대에 오르면 얼마나 매력적인 목소리로 관중을 압도하는지…. 눈을 뗄 수가 없어요.”

미국 맨해튼음대 성악과를 졸업한 강 단장 역시 1980년 서울 국립극장에서 데릴라의 아리아로 음악계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이듬해 연세대 음대 성악과 교수로 임용돼 2000년까지 제자를 양성했다. 그는 교수, 메조소프라노, 오페라 연출가 1인 3역을 했다. 그는 국내 여성 오페라 연출가 1호다. 김자경오페라단 등에서 활동하다 96년 베세토오페라단을 창단했다. 매년 2∼3편의 오페라를 무대에 올렸다. “모차르트의 ‘마술피리’(2003∼2005)를 가족들이 함께 보는 오페라로 정착시킨 게 가장 뿌듯해요. 음악이 아픈 마음을 치유하잖아요.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음악을 통해 기쁨을 누리고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도록 한 것 같아요.”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