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월드컵 D-30] 첫 원정 8강 진출 꿈을 향해 쏴라!

입력 2014-05-14 02:31


한국 첫 경기 6월 18일… H조 상대국 전력

브라질월드컵 본선에 오른 32개국이 속속 예비 엔트리를 발표하면서 월드컵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은 6월 18일 오전 7시(한국시간) 유럽의 다크호스 러시아를 상대로 H조 첫 경기를 벌인다. 이어 23일 오전 4시 알제리와 2차전을, 27일 오전 5시 벨기에와 3차전을 치른다. 한국이 맞붙어야 하는 3개국의 전력은 만만치 않다. 이들의 공격력은 어느 정도이며, 경계해야 하는 선수들은 누구일까.

◇조직력 자랑하는 러시아(FIFA 랭킹 18위)=러시아는 유럽 예선 F조에서 7승1무2패를 기록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레알 마드리드)가 맹활약한 포르투갈을 제치고 조 1위를 차지했다. 러시아는 예선 10경기에서 모두 20골을 터뜨렸다. 경기당 2골을 넣은 셈이다. 공격 4인방인 알렉산더 케르자코프(32), 빅토르 파이출린(28·이상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 알렉산드르 코코린(23·디나모 모스크바), 알렉산드르 사메도프(30·로코모티브 모스크바)가 15골을 합작했다.

러시아는 선수 전원이 자국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파와 해외파 간의 갈등이 없다. 모스크바 클럽들과 제니트 선수들 중심의 러시아 대표팀은 끈끈한 조직력이 가장 큰 장점이다.

수비를 우선시하는 러시아는 빠른 역습에 능하다. 파비오 카펠로 러시아 감독은 체격이 좋은 공격수 대신 키가 1m76에 불과한 케르자코프를 원톱 공격수로 활용해 왔다. 공격 전술은 다음과 같다. 활동력이 왕성한 케르자코프가 부지런히 상대 측면 또는 후방을 누빈다. 동시에 파이출린, 사메도프 등이 상대 페널티지역으로 재빨리 침투한다. 이를 반복하다 상대 수비진이 순간적으로 무너지면 측면 크로스나 1대 1 패스로 상대 골문을 공략한다.

통산 A매치 24골을 넣어 러시아 역대 최다 골(26골) 경신을 눈앞에 둔 케르자코프가 지는 별이라면 코코린은 뜨는 별이다. 코코린은 유럽 예선에서 4골을 터뜨리며 차세대 공격수로 급부상했다. 왼쪽 날개 공격수 포지션이 예상되는 코코린은 헤딩슛, 로빙슛, 감아차기 등 공격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인기로 무장한 알제리(25위)=알제리는 아프리카의 축구 명가다. 1982 스페인월드컵에서 알제리는 라바 마제르, 라크다르 벨루미 등 아프리카 최고의 선수들을 내세워 서독을 물리침으로써 세계를 놀라게 했다. 알제리는 체구가 작은 선수들이 현란한 개인기를 뽐내며 그라운드를 누벼 ‘사막여우’라는 별명을 얻었다.

알제리 선수들은 대부분 프랑스에서 축구를 시작하기 때문에 기본기가 탄탄하다. 특히 알제리는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프랑스에서 뛰는 젊은 선수들을 다수 대표팀에 불러들여 세대교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알제리엔 최근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늘어 몸싸움 능력이 좋아졌고 체력도 향상됐다. 알제리 공격수들이 힘과 스피드, 개인기까지 갖췄기 때문에 한국 수비수들은 경기 내내 긴장의 끈을 늦춰선 안된다. 특히 빠른 발에 크로스 능력까지 겸비한 윙백들의 오버래핑을 경계해야 한다.

특히 조심해야 할 선수로는 공격형 미드필더인 소피앙 페굴리(25·발렌시아)를 꼽을 수 있다. 지네딘 지단처럼 알제리계인 페굴리는 프랑스에서 태어나 프랑스 U-18 대표와 U-21 대표를 거쳤다. 15세 때인 2004년 프랑스의 그레노블 클럽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페굴리는 2007∼2008 시즌부터 기량이 일취월장해 ‘제2의 지단’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또한 한국 수비진은 엘 아르비 수다니(26·디나모 자그레브)와 이슬람 슬리마니(26·스포르팅 리스본)도 경계해야 한다. 작고 빠른 수다니는 과감한 문전 침투가 위협적이다. 키가 1m86에 달하는 슬리마니는 헤딩과 포스트플레이에 능하다.

◇‘황금세대’로 들뜬 벨기에(12위)=1980년 유럽선수권대회(유로 80) 준우승, 1986 멕시코월드컵 4위를 차지했던 80년대 강호 벨기에는 마침내 새로운 ‘황금세대’로 무장했다. 벨기에는 프리미어리그, 프리메라리가, 분데스리가, 세리에A 등 빅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만으로도 라인업을 꾸릴 수 있을 정도로 호화 군단의 면모를 갖췄다.

벨기에는 브라질월드컵 유럽 예선 A조에서 8승2무로 1위에 올랐다. 유럽 예선 10경기에서 18골을 넣었고 4골을 잃었다. 벨기에 공격의 특징은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벨기에는 현란한 개인기를 자랑하는 에당 아자르(23·첼시)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팀이지만 그에 대한 의존도는 높지 않은 편이다. 유럽 예선 10경기에서 골을 넣은 선수는 무려 10명에 달한다. 18골 중 공격수가 아닌 미드필더와 수비수가 기록한 골이 10골이나 된다.

벨기에는 빠른 발을 가진 측면 공격수와 오버래핑 능력이 뛰어난 측면 수비수를 활용한 크로스 공격이 무섭다. 여기에 신체 조건이 좋은 원톱 공격수가 가세하면 파괴력은 배가된다. 벨기에는 상대의 뒷공간이 넓을 경우 문전으로 쉽게 파고든다. 한국으로선 뒷공간을 많이 내주지 않는 전술을 구사해야 한다.

벨기에의 에이스는 역시 아자르다. 상대 수비수 몇 명은 가볍게 제치는 드리블 능력과 허를 찌르는 슈팅, 그리고 동료들을 활용한 팀플레이까지 못하는 게 없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신성’ 아드낭 야누자이(19)도 합류했다. 뛰어난 발재간과 슈팅 능력을 겸비한 야누자이는 이번 시즌 맨유 1군 스쿼드의 핵심 멤버로 뛰며 리그 27경기에 출전해 4골을 터뜨렸다. 마루앙 펠라이니(27·1m94), 빈센트 콤파니(28·1m93cm) 등 장신 선수들은 세트피스에서 가공할 만한 위력을 발휘한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