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입원 3일째] 의료진 “인공호흡기 떼고 스스로 호흡하며 안정 유지”

입력 2014-05-13 04:03

급성 심근경색으로 심장 스텐트(stent·혈관확장용 삽입관) 시술을 받고 회복 중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12일 인공호흡기를 떼고 스스로 호흡하며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또 뇌 등 조직 손상을 막기 위해 저체온 수면치료를 받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은 “심장 기능이 회복돼 심폐보조기인 에크모(ECMO)를 오늘(12일) 오전 8시30분 제거했으며, 제거 이후에도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 10일 밤 순천향대서울병원에서 심폐소생술(CPR)을 받고 11일 새벽 서울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져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 기관지 삽관을 한 상태로 입원한 이 회장은 11일 오후부터 자가 호흡이 가능해졌지만 12일 새벽까지는 에크모를 붙이고 있었다. 의료진은 밤새 이 회장의 병세를 주의 깊게 살폈으나 급박한 상황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이준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이 회장이) 저체온 수면치료를 받고 있으며 (치료를 마칠 때까지) 48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11일 오전 2시쯤 스텐트 시술을 마친 직후부터 저체온 상태를 유지해 13일 오전 2시가 되면 48시간이 경과한다.

삼성그룹 측은 그러나 18일 오전 의식을 회복할지 여부에 대해선 “너무 앞서가는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의료진도 “가장 중요한 것은 완전하고 완벽한 회복이며 이를 위해서는 당분간 진정 치료를 지속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삼성그룹 관계자는 전했다. 이 회장은 수면 상태에서 진정제 등을 투여 받는 진정 치료를 적어도 13일까지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의료진은 이 회장의 뇌파검사 등 필요한 검사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의 곁은 부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관장과 두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사업부문 사장 등 가족이 지키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오전 병원에 들러 아버지 상태를 살펴보고 나서 회사에 출근했다. 이 부회장은 그룹 임원들과 점심을 함께하며 현 상황과 관련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급성 심근경색으로 인한 이 회장의 뇌손상 가능성에 대해 의료진은 “초기 응급치료를 매우 잘했고 심장 시술도 성공적이어서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회장이 얼마나 병원에 입원해 있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고 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