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여 목사·장로 통성기도 “나라와 민족을 살려주소서”

입력 2014-05-13 03:26


예장합동총회(총회장 안명환 목사)가 마련한 ‘제51회 전국목사장로 기도회’가 12일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사랑의교회(오정현 목사)에서 개막했다. ‘교회, 회복을 넘어 미래로’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기도회는 오는 14일까지 3일간 진행된다.

한국교회의 분열과 추락한 위상, 세월호 참사 등을 바라보면서 자성하고 회개하기 위해 모인 교회 지도자들의 기도는 어느 때보다 간절했다.

“하나님 앞에 바로 서지 못한 것을 회개합니다. 여기에 모인 목사와 장로들이 마음을 모아 기도하오니 부디 한국교회를, 이 나라와 민족을 살려주소서.”

기도회 준비위원장 김영남 목사의 기도로 시작된 개회예배는 시종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이어졌다. 본당 1·2층을 메운 5000여명의 참석자들은 회개의 기도와 더불어 성령의 임재를 간구했다.

첫날 저녁대집회 강사로 나선 소강석(새에덴교회) 목사는 복음의 본질 회복을 역설했다. 소 목사는 “역사적으로 어느 시대나 교회를 막론하고 분쟁과 다툼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쇠퇴와 추락과 패망이 기다리고 있었다”고 경고하면서 한국교회 안팎에서 빚어지고 있는 분쟁과 다툼을 즉각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목회자들은 오로지 말씀을 전하고 기도하는 사명, 복음의 첫사랑을 회복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앞서 개회예배에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눅11:1)’를 제목으로 설교한 총회장 안명환 목사는 “기도는 신앙의 선진으로부터 물려받은 가장 소중한 유산”이라며 “이번 기도회에서 기도의 불을 다시 일으켜 침체된 영을 살리고, 힘 잃은 교회를 살리며, 갈등의 민족을 살리자”고 호소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위한 위로의 선언’도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본을 따라 슬픔을 당한 자들과 함께 하는 진실한 친구가 되겠다” “우리는 분쟁과 다툼이 있는 곳에 화목을 심는 평화의 사람이 되겠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투명한 수사와 더불어 국민과 함께 하는 정부의 모습을 기대한다”고 선언했다. 목사장로기도회는 3일간 모두 5차례 대집회와 목회·신학·선교·미래 등 4개 주제별로 모두 20여회의 강의가 이어진다.

예장합동 총회의 목사장로기도회는 1964년 2월 25일 서울 충현교회에서 처음 열렸다. 당시 ‘제1회 목사장로 기도회’에 참석했던 목사와 장로들은 3박4일 동안 금식하고 통성으로 기도하며 교단의 단결과 부흥을 간구했다. 이후 지난 반세기 동안 한 차례도 멈추지 않았으며, 매년 9월 열리는 정기 총회와 더불어 예장합동의 최대 행사로 꼽힌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