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주사퍼시픽대 존 윌러스 총장 “한국 교회 위기, 교회의 본질 추구로 풀어야”

입력 2014-05-13 02:51


“‘예수께서 눈물을 흘리시더라’는 짧은 성경 구절처럼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세월호 침몰 사고를 당한 300여명의 사망자와 실종자들 곁에서 함께 우셨을 겁니다.”

존 월러스(60·사진) 아주사퍼시픽대학 총장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사옥에서 인터뷰를 갖고 “미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의 크리스천들이 세월호 참사로 슬픔에 빠진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며 슬픔을 나누고 있다”면서 이같이 위로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아주사퍼시픽대학은 1989년 ‘하나님 먼저(God First)’라는 표어 아래 설립된 미국의 손꼽히는 기독교계 종합대학이다. 사회 각 분야에서 하나님의 선한 영향력을 전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는 데 힘을 쏟아왔다. 현재 이 대학의 재학생은 1만2000여명이다.

월러스 총장은 한국교회와의 교류를 넓히기 위해 지난 7일 방한했다. 14년 전 총장이 된 그는 이번뿐 아니라 이전에도 여러 차례 한국에 왔다. 월러스 총장에 앞서 지난 2일 방한한 이 대학 소속 남성합창단 80여명은 경기도 안산의 합동분향소를 찾아가 추모 기도를 드렸다.

월러스 총장은 “한국 사람과 문화를 사랑해서 그런지 한국인들의 슬픔에 크게 공감하게 된다”며 미국에서 방송과 인터넷 등을 통해 세월호 침몰 사고 속보를 접하며 가슴 아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라는 이 커다란 비극을 어느 누구도 지금 이해할 수 없다”며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굳이 무슨 말을 하기보다는 상처가 깊은 그들 옆에 있어주는 것뿐”이라고 했다.

월러스 총장은 이단의 발호와 청년 크리스천의 감소 등으로 위기의식이 높은 한국교회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한국교회가 교회의 본질을 추구함으로써 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의 본질은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영접하고 성경의 권위를 인정하는 곳으로 세상의 모든 사람을 초대하는 것입니다. 교회가 이 본질을 추구할 때 사람들은 교회로 나오게 됩니다.”

그는 또 교회가 큰 힘을 모으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교회의 영향력을 어려운 이웃들과 어떻게 나눌지에 대해 더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교회와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미국만의 크리스천이 아니라 세계 속의 크리스천을 양육하자는 게 우리 대학의 목표입니다. 세계의 그 어떤 나라보다 크리스천 자원이 풍부한 한국교회를 우리의 동반자라고 믿고 있으며 아시아와 중남미 지역 등에서 함께 여러 선교 사역을 벌여나가기를 기대합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