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양상문, 난파위기 LG호 구할까

입력 2014-05-13 02:47

양상문(53) 감독이 만신창이가 된 프로야구 LG 재건의 임무를 띠고 11일 새 사령탑에 올랐다. 양 감독은 감독직 욕심에 윗선과 거래하는 식의 변칙을 싫어하는 몇 안되는 야구인으로 정평이 나있다.

LG투수 코치 후 5년 6개월간의 공백이 있는 그가 복귀한 것은 2004∼2005년 롯데 감독 시절 보여준 선수육성 능력이 높이 평가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는 당시 이대호, 강민호, 장원준 등 잠재력 있는 신인급 선수들을 과감하게 주전으로 기용, 오늘날 대선수로 성장하는데 도움을 줬다.

LG에서 그의 역할은 내후년을 내다보는 팀 재건과 아울러 당장의 성적도 중요해 보인다. LG는 지난해 정규리그 2위의 전력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언제든지 상승세를 탈 잠재력이 있다. 양 감독도 “성적과 팀 재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좇겠다”고 말했다. 12일 현재 10승1무23패로 꼴찌지만 아직 정규리그는 100경기 이상이 남은 초반이다.

투수출신인 양 감독은 우선 배터리 정상화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LG는 지난해 평균자책점 1위팀(3.72)이지만 올해는 7위(5.11)로 추락했다. 양 감독은 투수보다 포수쪽의 부진에 더 큰 원인이 있다고 보고 있다.

LG는 윤요섭, 최경철 등 두 명의 포수로 시즌을 치르고 있다. 지난해 활약했던 현재윤과 조윤준은 부상으로 재활 중이고 김재민이 2군 엔트리에 포함된 상태다. 롯데 시절 신인급이던 강민호를 키워 2005년부터 주전 포수로 기용했던 경험을 살려 2진급 포수들을 면밀히 살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선결과제인 ‘배터리 정상화=전력 상승’이란 등식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양 감독 앞에는 코칭스태프 재편을 비롯해 전임 김기태 감독 사퇴의 빌미가 된 프런트와의 관계 설정 등 더 큰 일이 기다리고 있다. ‘머리는 좋은데 성적이 나지 않는 학생’에게 양 감독이 내릴 처방이 궁금해진다.

서완석 국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