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린만큼 거둔 맨시티… 2년만에 정상 탈환
입력 2014-05-13 02:1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맨체스터 시티(맨시티)가 ‘돈의 위력’을 업고 2년 만에 또 우승컵을 차지했다.
맨시티는 11일(현지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이티하드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사미르 나스리의 결승골을 앞세워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2대 0으로 꺾었다.
역전 우승에 희망을 걸었던 리버풀은 24년 만의 우승 기회를 문턱에서 놓쳤다. 리버풀의 루이스 수아레스는 33경기에 출전해 31골을 터트리며 득점왕을 거머쥐었다. 이날 사우샘프턴과 1대 1로 비긴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다음 시즌 유로파리그 출전도 좌절되며 자존심을 구겼다.
맨시티는 축구에서 ‘뿌린 만큼 거둔다’는 교훈을 입증했다. 1880년 창단한 맨시티는 EPL 출범 이전 1937년과 1968년에 리그 우승을 맛봤다. 하지만 1970년대부터 하위리그를 전전했으며 1998년에는 3부리그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던 맨시티가 2008년 돈벼락을 맞았다. 국제석유투자회사의 사장, 아랍에미리트 경마 시행체의 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얀(44)이 과도한 부채에 허덕이는 맨시티를 2억 1000만파운드(한화 약 3750억원)에 인수했다.
만수르는 맨시티 인수 당시 “부자가 뭔지 보여주겠다”는 명언을 남겼다. 만수르는 맨시티를 인수한 뒤 약 5년 동안 카를로스 테베즈, 마리오 발로텔리 등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1조 2500억원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선수 개개인에게 영국의 고급 차량인 ‘재규어’ 신모델을 선물하기도 했다. 선수들은 2011∼2012시즌 43년 만에 EPL우승컵으로 보답했다.
만수르는 2012∼2013 시즌에만 5200만 파운드(약 92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한번 연 지갑을 닫지 않고 있다. 지난 시즌 맨유에 우승을 내주자 칠레 출신인 페예그리니(61) 감독을 데려왔다. 그는 올 시즌 EPL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갑부 구단주를 둔 클럽이 아니라 리그를 톱을 달리는 진정한 강팀임을 입증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