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월드컵] 기다려라! 러시아·알제리·벨기에… 우리가 간다
입력 2014-05-13 02:46
태극전사 9명 파주 NFC 입소… 브라질월드컵 8강행 시동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후회가 남지 않도록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8강에 도전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12일 경기도 파주 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로 모여 들었다. 기성용(선덜랜드), 박주영(왓퍼드), 이청용(볼턴), 이근호(상주), 정성룡(수원), 이범영(부산), 김승규, 김신욱, 이용(이상 울산) 등 9명은 1차로 소집돼 첫 훈련에 들어갔다.
‘홍명보호’의 유력한 원톱 스트라이커 박주영은 “국민들이 내가 월드컵에 가는 것을 원하지 않으신다면 억지로 갈 생각은 없다”며 파격적인 발언을 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이 날 믿어 준다면 브라질에 가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 몫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내가 태극마크를 단 이유는 나라를 위해, 국민을 대표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주영은 봉와직염으로 조기 귀국한 뒤 파주 NFC에서 대한축구협회의 도움을 받으며 재활 훈련을 해왔다. 이 과정에서 ‘황제 훈련’ 논란이 일자 개인이 아니라 국가를 위한 훈련이었다는 항변으로 해석된다.
오른쪽 무릎 건염 증상으로 조기 귀국한 기성용은 “두 번째로 월드컵 무대를 밟는데 이번이 더 설렌다”며 “러시아와의 첫 경기에서 이기는 게 개인적인 목표다. 이 경기를 잡으면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표팀은 4년 전 대표팀보다 어리지만 포지션마다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있다. 팀이 하나가 돼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브라질월드컵에 임하겠다”고 전의를 다졌다.
국내파들은 월드컵 무대에서 K리그의 위상을 떨쳐 보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키 1m96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은 “K리그 선수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며 “세계 축구팬들에게 K리거의 강함을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수비수인 이용은 K리거들이 많이 발탁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월드컵 무대에서 더 잘 뛰어 K리그 수준이 높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4년 전 남아공월드컵 대표팀 탈락의 아픔을 가진 이근호는 “지금은 추억이 됐지만 그땐 힘들었다”며 “아픔이 있기에 더 집중하겠다. (세월호 사고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명보 감독은 인터뷰에서 “이번 주에는 회복 훈련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선수 개개인을 대상으로 젖산테스트를 실시해 선수들이 고르게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주영의 발언에 대해선 “박주영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시간이 없기 때문에 축구에 대해서만 얘기하고 싶다. 선수 선발 원칙을 내가 깬 것은 맞다. 밖에서 우리 팀을 보는 시각을 무시할 순 없지만, 현재 우리 팀 내부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은 19일까지 순차적으로 입소하며 본격적인 훈련은 다음주부터 시작된다.
파주=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