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동·청소년 인권 감수성 매몰차다… 5명 중 1명 “어려운 친구 돕지 않을 것”

입력 2014-05-13 02:26

우리나라 아동 청소년의 ‘인권감수성’은 낙제점에 가까운 것으로 드러났다. 아동·청소년 5명 중 1명은 어려움에 처한 친구를 도와줄 의사가 없으며, 10명 중 1명 남짓은 굶어 죽거나 아파도 치료를 못 받는 아이들에 대해 냉담했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다문화시대 아동·청소년의 인권과 시민교육’을 주제로 12일 서울 서초구 태봉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서 마련한 개원 25주년 기념 국제세미나에서 김영지 선임연구위원이 발표한 한국 아동 청소년의 인권 현황을 통해 밝혀졌다.

발표에 따르면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9521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5∼7월 조사한 ‘아동·청소년 인권실태조사’에서 ‘따돌림 등 어려움에 처한 친구가 있으면 도와줄 것인가’란 질문에 23.2%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가난해서 굶어 죽거나 아파도 치료를 못 받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이 아프다’는 항목에선 13.3%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인권이 침해된 사람을 돕기 위해 단체나 모임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를 물어보자 56.3%만이 ‘그렇다’고 응답하는 등 인권 옹호 태도 또한 미흡했다. 또 ‘따돌림이나 폭력을 당하는 아이들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51.1%가 ‘그렇지 않다’고 답해 인권적 인식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