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화된 울산산단 연중 ‘화약고’
입력 2014-05-13 02:26
울산국가산업단지에서 화재·폭발 등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대부분은 작업 부주의에 의한 인재성 사고로 결론이 났지만 시설 노후화에 따른 사고 가능성도 있어 연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울산국가산단에 입주한 업체들의 설비는 40년이 넘는 것들이 많다.
12일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울산국가산단에서 2009년부터 최근 5년 사이에 모두 197건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사고로 사망 5명, 부상 43명 등 모두 48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8일에는 석유화학단지 내 ㈜후성의 보일러 폭발로 2명이 사망하고 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는 매년 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재산피해는 모두 45억원 상당이었다.
특히 1분기에 발생한 대형사고 10건 중 6건은 화학물질 누출 등 화학 관련 사고였다. 중앙119구조본부는 화학재난 합동방재센터가 지난 1분기 울산국가산단에 총 40회 출동했다고 발표했다.
울산국가산단에서 사고가 잇따르는 것은 입주 업체들의 설비가 대부분 40년 이상 노후한 데다 기업의 안전의식 미흡, 감독기관의 점검 소홀 등이 겹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울산미포국가산단에는 석유정제, 석유화학, 조선업종을 중심으로 1250여개 업체가 밀집해 있다. 울산 미포·온산국가산단 등 2개 국가산단에는 총 593개사가 액체위험물 2100만5255㎘와 고체위험물 11만2270t을 취급하고 있다. 하지만 안전진단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령에 따라 울산석유화학공단에는 산업사고 예방 대상인 PSM(Process Safety Management·공정안전관리) 사업장으로 139곳이 지정돼 있으나 이 가운데 46개 업체는 안전수준이 제일 낮은 M등급이다.
울산시민연대 관계자는 “산업안전을 기업 자체에 맡겨서는 안 된다”며 “정부가 나서서 화학공단의 설비실태를 조사한 후 대책을 수립하고 사고 때는 형사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