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의 계절, 삶의 편린 들어보실래요… 세계적 남성 첼리스트들 공연 한마당
입력 2014-05-13 02:15
현악기 가운데 중저음을 내는 첼로는 따뜻한 음색과 풍부한 울림으로 사랑 받는 악기다. 묵직하면서도 부드러운 선율로 실내악과 오케스트라에서 앙상블을 이루고, 소나타 같은 독주도 잘 소화해낸다. 그래서 첼로는 다양한 삶의 편린을 들려주는 악기로 꼽힌다. 신록의 계절 5월에 국내외 남성 첼리스트들이 첼로 연주의 묘미를 선사하는 공연을 올린다.
첼리스트 송영훈(40)은 중국의 리웨이친, 스위스의 요엘 마로시, 스웨덴의 클래스 군나르손과 함께 꾸미는 ‘4 첼리스트 콘서트’를 25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다. 아홉 살에 서울시향과 협연을 통해 데뷔한 송영훈은 미국 줄리아드 예비학교에서 공부했다. 학창시절 영국의 로얄 노던 음악학교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일찌감치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송영훈은 2011년 비슷한 또래의 외국 연주자 3명과 함께 ‘4 첼리스트’를 결성했다. 1998년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은상을 차지한 리웨이친, 스위스 로잔 체임버 오케스트라 수석으로 활동 중인 요엘 마로시, 스웨덴의 유망 연주자 클래스 군나르손이 동참했다. 해마다 공연을 가진 이들은 지난해 비발디의 ‘사계’를 4대의 첼로를 위한 구성으로 편곡해 세계 초연하며 화제를 모았다.
올해는 차이콥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를 역시 4대의 첼로를 위한 구성으로 편곡해 초연한다. 클래식 외에도 대중에게 친숙한 음악들을 준비했다. 영화 ‘플래툰’에 사용된 사무엘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탱고 ‘밀롱가의 천사’, 게오르그 골터만의 ‘로망스 & 세레나데’ 등 장르를 넘나드는 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관람료 4만∼10만원(02-2658-3546).
크로아티아 출신의 스테판 하우저(28)와 루카 술릭(27)으로 구성된 꽃미남 첼로 듀오 ‘투첼로스(2Cellos)’는 24일부터 27일까지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첼로 거장 로스트로포비치의 제자인 하우저는 2006년 이탈리아 ‘로스트로포비치 갈라 콘서트’에서 첼리스트로는 유일하게 참가했다. 영국 왕립음악원을 나온 술릭은 세계적 권위의 폴란드 ‘루토슬라브스키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유명세를 탔다.
2011년 팀을 이룬 ‘투첼로스’는 파격적인 연주와 매끈한 무대매너가 매력이다. 클래식에서 갈고 닦은 테크닉에 로큰롤을 결합시키고 파워 넘치는 퍼포먼스를 가미해 ‘클래시컬 로큰롤 크로스오버’라는 독창적인 음악 장르를 개발했다. 마이클 잭슨의 ‘스무스 크리미널(Smooth Criminal)’을 첼로로 연주한 영상이 2011년 유튜브에 소개돼 100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센세이션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스무스 크리미널’을 비롯해 록밴드 콜드플레이의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 너바나의 ‘스멜스 라이크 틴 스피리트(Smells Like Teen Spirit)’ 등 한국인이 좋아하는 유명 팝과 클래식 음악을 연주한다. 공연은 울산(24일 울산현대예술관), 경기도 성남(25일 성남아트센터), 서울(26일 라움아트센터·27일 LG아트센터)로 이어진다. 관람료 2만5000∼18만원(02-568-8831).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