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 조규정 교수 “사춘기 여학생, 척추측만증 조심”

입력 2014-05-13 02:02


중학교 2학년 A양은 엄마와 목욕탕에 갔다가 한쪽 어깨가 처진 것을 발견하고 병원을 찾았다. A양은 ‘척추측만증’ 진단을 받고 현재 보조기를 착용하고 있다. 평상시 별다른 통증이나 불편함이 없었던 A양과 부모들은 척추측만증에 걸린 이유를 모르겠다며 의아해했다. 이처럼 특별한 원인이나 증상 없이 청소년기에 발생하는 질환 중 하나가 척추측만증이다. 조규정 인하대병원 척추클리닉 교수(정형외과)는 “척추측만증은 척추가 옆으로 휘어져 변형된 상태를 말하는데, 이 질환은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특발성 척추측만증’과 나이가 들면서 퇴행성 질환으로 나타나는 ‘척추측만증’으로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특발성 척추측만증 발병률은 약 1%가량이며 여자 아이들에게서 4배 이상 발병률이 높다. 특별한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일반적으로 호르몬 이상, 유전 이상, 근육 이상 등이 원인이 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 질환은 성장이 끝나는 시기(여 16세, 남 18세)까지 증상이 계속되기도 한다. 특히 요통 등 통증을 동반하는 고령자들과 달리 통증이나 불편함이 없어 변형이 경미한 초기에는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평상시 육안으로 아이들의 자세를 관찰해 이상 유무를 파악하는 것이 좋다.

조 교수는 “척추가 휘어진 각도(만곡)에 따라 증상이 다르고, 치료가 달라지는 만큼 초기에 질환 상태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실제 휘어진 각도가 50도가 넘는 경우 아이들 성장에 지장을 주기도 하며, 80도 이상 휘어진 경우에는 심폐기능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반드시 전문의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육안으로 관찰했을 때 가슴선이 비대칭이거나 한쪽 어깨가 처진 경우, 가슴 크기가 다른 경우 등은 척추측만증으로 의심해 볼 수 있다. 조규정 교수는 “부모들이 자녀의 뒤에 앉아서 등을 약 80∼90도 구부리게 한 다음 양측을 비교해서 한쪽이 더 튀어나왔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청소년기 척추측만증은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변형의 진행을 예방할 수 있는 만큼 평상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척추측만증 치료는 아이들의 측만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둔다. 휘어진 정도가 커 증상이 심한 경우 변형을 바로잡는 수술 등 교정치료도 적용된다. 치료방법에는 질환의 증상에 따라 보조기(교정기) 착용과 수술이 있다. 휘어진 각도가 20도 미만인 경우 보조기 착용 없이 관찰을 하고, 20∼40도인 경우 보조기를 착용한 후 증상을 관찰한다. 하지만 척추 만곡이 40도를 넘으면 미용적, 기능적 측면을 고려해 수술 치료가 선택된다.

척추측만증 수술은 특수 금속을 척추에 심어 휘어진 상태를 바로잡는 방법이다. 환자별로 휘어진 상태에 따라 수술이 다르게 적용된다. 수술 후 일상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으며, 아이들의 경우 방학기간을 이용해 수술을 받는 것이 추천된다. 척추측만증 등 척추질환 예방법에 대해 조규정 교수는 “청소년들의 경우 평상시 ‘바른 자세’를 취해야 하며 성인이 되고 나서도 무거운 짐을 들거나 옮길 때 올바른 자세를 취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며 “고령층의 경우 허리 강화 운동 등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허리 건강을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송병기 쿠키뉴스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