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유가족이 벼슬 딴 것처럼 난리쳐” 김호월 홍익대 교수 글 논란

입력 2014-05-12 02:17


세월호 참사를 두고 ‘막말 파문’이 잇따르는 가운데 한 사립대 겸임교수가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며 유족을 비아냥대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되고 있다.

김호월 홍익대 광고홍보대학원 겸임교수는 지난 9일 KBS의 사과와 박근혜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밤을 지새운 세월호 유족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교수는 “대통령이 세월호 주인인가. 왜 유가족은 청와대 가서 시위하나. 유가족이 벼슬 딴 것처럼 난리친다”며 “이래서 미개인이란 욕을 먹는 것”이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유족들이 청와대 앞 농성 과정에서 공개한 세월호 침몰 당시 내부 동영상도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또 “세월호 유족에겐 국민 혈세를 한 푼도 줘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지원금을 주려거든 안전사고로 죽은 전 국민 유가족에게 지원해야 맞는다”며 “제 어머님이 돌아가셨을 때 국가는 장례비 지원금 한 푼도 안줬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의 어머니는 2012년 노환으로 별세했다.

‘대통령 책임론’에 대한 비판도 가감 없이 드러냈다. 김 교수는 전남 지역 수도급수장치 이상과 인천에서 발생한 추돌사고를 예로 들며 “이것도 대통령이 책임져야 하느냐”고 비꼬는 글을 썼다.

김 교수의 게시물에 50여명이 ‘좋아요’를 눌렀고 일부는 김 교수 의견에 동의했지만 일부는 불쾌감을 표하며 강하게 반박했다. 김 교수는 네티즌의 지적이 잇따르자 같이 반박하며 설전을 벌였다. 유족들에 대한 과격한 표현을 지적하는 댓글에 “구조에 혼신의 힘을 다하는 말단 잠수사나 민간 잠수사님들에게 유족들이 따듯한 말 해주는 모습 못 들어봤다”며 “희생자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못된 이들에게 놀아난 일부 유가족들도 과연 상식이 있는 자들이냐”고 반문했다.

김 교수는 1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문제의 본질에서 벗어나 사고 자체를 무조건 대통령더러 책임지라고 하는 것은 비약”이라며 “어린 친구들의 죽음과 유가족의 아픔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세력을 비판하고자 페이스북에 개인적인 의견을 기록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또 “제자들의 우려가 있어 어젯밤부터 글을 자제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