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브리핑] 매수 주체 실종… 안개 자욱한 냉온탕

입력 2014-05-12 02:43

우리 증시를 뒤덮은 잿빛 안개가 쉽게 가시지 않을 것 같다. 우크라이나 변수가 여전히 살아있는 데다 뚜렷한 매수 주체도 마땅치 않아 주가의 냉온 반복이 이어질 전망이다.

우선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는 친러시아계 분리주의 세력이 11일(현지시간) 주민투표를 강행할 예정이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군이 이를 저지하기 위한 공세를 펼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어 자칫 대규모 유혈충돌도 우려된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전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사태 진전에 따라 전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거릴 가능성이 높다.

국내외 주요 기업의 실적발표도 이번 주 증시의 향방을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어닝시즌이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와 IT 기업인 시스코,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 등이 잇따라 1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영국 로이터 통신은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불과 0.1%에 그치는 등 상당히 저조했음에도 내수주가 수출주에 비해 훨씬 좋은 성적을 거뒀다며 내수 기업의 실적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내수 비중이 높은 기업의 매출과 순익의 성장세가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의 각각 3배와 6배에 달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부동산 경기를 보여주는 신규주택 착공 건수와 4월 소매판매 실적, 산업생산 등의 각종 지표도 순차적으로 발표된다.

미국 외에서는 중국의 4월 실물지표(고정자산투자·소매판매·광공업생산)가 13일 발표된다. 올 들어 중국의 수출 및 제조업 지표가 게걸음을 보이는 와중에서 최근 경제 체력이 어느 정도 회복됐느냐가 전 세계 시장의 관심사로 부각될 전망이다.

또 일본·유럽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각각 14일 공개된다. 저성장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양 경제 주체의 성장 여부를 살펴볼 주요 기회다. 이들이 1분기 GDP 결과에 따라 양적완화 정책 지속 여부도 결정할 것으로 보여 한 달가량 지속된 원화강세 움직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한때 1940선을 밑돈 코스피지수가 이번 주엔 기술적 반등 가능성이 크지만 그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지수를 끌어올릴 만큼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다”며 “지수는 기술적으로 반등하겠지만 좁은 박스권(1940∼1970) 안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단기적으로 낙폭이 컸던 철강과 조선, 자동차, 은행업 관련 종목의 기술적인 반등이 예상된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