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안전사고 대체 왜 이러나

입력 2014-05-12 02:31

세월호 침몰 사고는 설마 괜찮겠지 하는 안전불감증이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가져왔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런데도 300여명의 안타까운 목숨을 수장시킨 세월호 참사가 전혀 교훈이 되지 못했나보다. 세월호 사고 이후에도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 나오는 안전사고에 지하철을 타도, 배를 타도, 거리를 걸어도 불안하다.

주말인 지난 10일 낮 인파가 붐비는 서울 강남구 가로수길에서 철거공사 중이던 지상 5층, 지하 1층 건물이 붕괴돼 가스가 새는 사고가 발생했다. 주차차량 2대만 파손되고 인명피해가 없었기에 망정이지 자칫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가스 배관을 완전히 차단하지 않은 상태에서 철거업체가 무리하게 공사를 강행하다 가스가 누출됐다고 한다. ‘설마’ 하는 방심이 그동안 얼마나 많은 인명피해를 냈는지 보고도 정신을 못 차렸다. 이날 오후 5시2분쯤에는 지하철 6호선 합정역 내부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연기가 나 100여명의 승객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 8일에는 703명의 승객을 실은 한중카페리가 충남 태안 인근 해상에서 엔진 고장을 일으켰는가 하면 지하철 신호기 고장으로 지하철 1호선이 급정거 후 300m를 후진하는 아찔한 사고도 일어났다.

산업재해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울산의 화학업체에서 보일러 폭발로 근로자 1명이 사망했고, 며칠 전 화재가 일어났던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는 가스 폭발로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회사 측은 대수롭지 않게 여겨 소방서와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았다고 하니 어처구니가 없다. 언제까지 산업재해 사망률 1위라는 오명을 달고 살 셈인가.

위험은 지뢰밭처럼 곳곳에 널려 있다. 온 국민이 아침에 눈 뜨면서부터 ‘오늘도 무사히’라는 기도를 올리며 가슴 졸여야 할 지경이다. 이번에도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다짐이 빈 말이 돼선 절대 안 된다. 안전은 불편하고 비용이 들더라도 우리 모두가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가치다. 그리고 그 실천은 나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