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총선, ANC 재집권

입력 2014-05-10 02:39

1994년 이후 20년간 장기집권을 해온 남아프리카공화국 집권 여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경기침체와 각종 부패로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총선에서 승리해 재집권에 성공했다고 AFP통신 등이 9일 보도했다.

이날 오전 6시까지 94.1% 진행된 개표 결과에 따르면 ANC는 6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ANC는 민주화 원년인 1994년 62.7%를 득표한 뒤 1999년 66.4%, 2004년 69.7%, 2009년 65.9%의 표를 얻었다.

남아공 총선은 정당별 득표율에 따라 의석이 배분되는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로 치러진다. 대통령은 총선 결과에 따라 새로 구성되는 국회에서 선출한다. ANC 총재를 겸하고 있는 제이컵 주마 대통령은 오는 21일 새로 구성되는 국회에서 대통령으로 다시 뽑힐 것으로 보인다.

제1야당인 민주동맹(DA)은 직전 선거에서의 득표율 16.7%를 크게 뛰어넘는 22.0%를 차지하며 백인정당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DA가 20%대 득표율을 올린 것은 민주화 이후 처음이다.

당초 이번 선거는 높은 실업률과 빈부격차, 부정부패, 주마 대통령의 ‘사저 스캔들’ 등이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ANC가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무난하게 재집권에 성공한 것은 여전히 ANC를 이끌었던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의 후광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아파르트헤이트(흑인차별) 이후 태어난 젊은 유권자의 정치 무관심도 ANC의 재집권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