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 정부보다 강한 SNS…“나이지리아 집단 납치된 여학생 구출을” 캠페인 확산
입력 2014-05-10 03:36
나이지리아 정부도 손대지 못한 일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해내고 있다.
AFP통신은 8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급진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이 납치한 여학생들의 무사귀환을 촉구하는 온라인 캠페인이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며 “온라인 캠페인으로 대중·언론의 관심이 커진 것은 물론 국제 공조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지난달 14일 자국의 10대 여학생 276명이 납치됐는데도 보름 남짓 동안 거의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보코하람 지도자 아부바카르 셰카우가 ‘소녀들을 팔겠다’는 협박 동영상을 5일 배포한 후에야 세상에 끔찍한 사건이 알려졌다. 이튿날부터 SNS가 들끓기 시작했다. 먼저 나이지리아에서 ‘우리 소녀들을 돌려줘(#BringBackOurGirls)’라는 문장에 주제어 표시용 해시태그(#)를 단 글이 트위터에 올라왔다.
AFP통신에 따르면 납치 사건이 일어난 뒤 트위터에 해당 주제어를 단 글은 총 1800만건 게시됐으며 최근 며칠간 사건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지난주에만 1400만건의 글이 올라왔다. 특히 8일 하루에만 관련 글이 41만2000건 올라오며 사건이 일어난 이래 하루 최다 기록을 넘겼다. 전날 미셸 오바마 미국 영부인과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이 트위터에 글을 올린 게 한몫했다는 평가다.
인터넷 청원 사이트인 ‘체인지(Change.org)’에는 세계 정상들이 소녀들의 구출에 참여해야 한다는 요청에 70만6000명이 서명했고, 미국 백악관 공식 웹사이트에도 관련 청원이 올라와 2만1000명이 서명했다. 노스캐롤라이나 메러디스 대학의 로리 브라운 사회학 교수는 “SNS의 ‘여학생 무사귀환’ 캠페인이 나이지리아 정부와 미 행정부를 압박했고 이것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이지리아 주재 미국 대사관은 9일 미국의 긴급대응팀이 나이지리아에 도착했으며 영국 프랑스 등의 특수부대도 속속 집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보코하람으로 추정되는 무장단체가 8일에도 카메룬과 나이지리아를 연결하는 다리를 폭파, 적어도 30명이 사망했다고 dpa통신이 보도했다. 폭발은 5일 보코하람에 의해 200명 이상이 숨지고 11명의 여학생이 추가 납치된 나이지리아 동북부 보르노주 감보루 응갈라 마을 외곽에서 발생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