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태휘·이근호 4년전 탈락 아픔 딛고 ‘권토중래’
입력 2014-05-10 02:32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45) 감독이 8일 공개한 2014 브라질월드컵 태극전사 23명 중에는 누구보다도 감회가 남다른 선수들이 있다.
4년 전 남아공월드컵 개막 직전에 최종 명단에서 탈락하며 아쉬움의 눈물을 삼켰던 곽태휘(33·알 힐라)와 이근호(29·상주 상무), 구자철(25·마인츠)이다. 일본 프로축구 J리그에서 뛰고 있는 ‘포스트 이영표’ 김진수(22·니가타)도 기대를 모은다.
‘골 넣는 수비수’ 곽태휘와 공격수 이근호는 한국 축구의 공수를 대표하는 선수이지만 그동안 월드컵과는 좋지 않은 인연이었다. 곽태휘는 2010년 5월31일 벨라루스와 평가전에서 왼쪽 무릎 인대가 파열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개막을 보름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주전이 확실시됐던 곽태휘는 깊은 상실감을 맛봤다.
안정된 수비와 골 감각을 두루 갖추고 권토중래한 곽태휘는 “내 인생에 마지막 월드컵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에는 준비를 잘해서 끝까지 대표팀과 함께 하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근호도 남아공월드컵 최종명단에서 탈락하는 비운을 겪었다. 예비명단 26명에 포함됐지만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의 마지막 선택에서 제외됐다. 좌절감을 안고 귀국한 이근호는 4년 후를 기약하며 와신상담했다.
하대성(29·베이징 궈안)과 초등학교 동창인 이근호는 울산 현대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201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선수로 뽑히기도 했다. 홍명보호에서도 백업 스트라이커로 2골을 터트리는 등 꾸준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마침내 ‘꿈의 무대’에 설 기회를 따냈다.
A매치 데뷔 7년 만에 월드컵 꿈을 이룬 이근호는 23명의 태극전사 가운데 박주영(왓퍼드)과 나란히 A매치 62경기에 출전해 가장 많은 국제무대 경험을 쌓았다. 이근호는 A매치에서 18골을 터트려 박주영(24골)에 이어 홍명보호에서 2번째로 많은 골 기록을 갖고 있다.
이근호는 “오랫동안 바라고 기다렸는데 발탁이 돼 기쁘고 꿈같은 일이 이루어진 것 같다”면서 “브라질월드컵 대표선수에 뽑힌 만큼 정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구자철은 남아공월드컵 때 전지 훈련까지 참여했지만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최종 엔트리에서 빠진 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절치부심했다.
손흥민(22·레버쿠젠)과 대표팀 막내로 월드컵에 나가게 된 김진수는 빠른 스피드와 대인마크, 공격적인 오버래핑, 날카로운 크로스가 일품이다. 홍 감독은 부상중인 박주호와 김진수를 놓고 고민하다 측면플레이에 능한 김진수를 선택했다. 김진수는 “친구와 같이 꿈의 무대에 뛰게 돼 매우 기쁘고, 철저히 준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