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지하철 신호기 고장… 뒤로 달린 1호선
입력 2014-05-09 03:16
서울 지하철 2호선 열차 추돌사고 6일 만에 지하철 1호선 전동차가 운행 중에 300여m 후진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번에도 신호기 오작동이 원인이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자칫 큰 사고로 번질 수도 있었다.
8일 오후 2시35분쯤 서울 지하철 1호선의 경기도 부천 송내역∼부개역 지상 선로에서 신호기가 고장 나 서울 용산역을 출발해 동인천으로 가던 급행열차가 멈춰 섰다. 부개역 진입 전 ‘진행’ 신호를 표시해야 할 신호기가 오작동으로 ‘정지’ 신호를 표시했다. 기관사가 운행을 중단한 뒤 코레일에 상황을 문의하는 사이 신호기가 정상 작동되면서 다시 ‘진행’ 신호가 나타났다. 그러나 오르막길 선로에 멈춰 선 터라 열차는 바로 전진하지 못하고 뒤로 300여m 후진해 탄력을 확보한 뒤 전진해야 했다.
신호기는 열차 사고를 막기 위해 선행 열차의 위치를 파악해 후속 열차 기관사에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기관사들은 이 신호기를 보며 앞차의 위치나 상태 등을 파악해 운행 속도와 정지 여부 등을 결정한다. 코레일 측은 “해당 열차 기관사가 정차 직후 ‘신호기 고장으로 잠시 후진하겠다’는 안내 방송을 했다”고 밝혔다.
코레일 관계자는 “신호기가 잘못 표시되면서 정상 운행 중이던 동인천 급행 전동차가 오르막길에서 정차한 뒤 속도를 높이기 위해 300m가량 후진했다가 다시 운행을 재개했다”며 “안내방송을 통해 당시 상황을 자세히 전달했고 항의하는 승객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신호기의 고장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코레일이 1차 조사 결과를 보고하면 안전감독관을 통해 사고 경위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