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윤상현 前 원내수석부대표 “노무현 前 대통령, NLL 포기란 말 안 했다”
입력 2014-05-09 03:47 수정 2014-05-09 09:16
새누리당 윤상현 전 원내수석부대표는 8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해북방한계선(NLL) 포기’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이 사실상 NLL을 포기했다’고 주장했던 윤 의원이 갑자기 입장을 바꾼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윤 의원은 원내수석부대표직 임기 1년의 소회를 밝히는 이임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로 노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나, 안 했나 그 문제를 갖고 여야가 치열한 공방을 벌였던 것이 기억이 남는다”며 “노 전 대통령은 ‘(NLL) 포기’라는 말씀을 한 번도 하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네 번이나 ‘포기’라는 단어를 쓰면서 유도했다”며 “그러나 노 전 대통령께서는 그것을 세게 반박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국의 대통령이 NLL을 포기할 수 있었겠느냐”면서 “국가 최고통수권자가 어떻게 대한민국의 영토를 포기할 수 있었겠나, 그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사실상 종전 입장을 뒤집어서 말했다. 그는 또 “노 전 대통령은 NLL을 뛰어넘고 남포에 있는 조선협력단지, 한강 허브에 이르는 경제협력사업이라는 큰 꿈을 가졌던 것으로 사료된다”며 은근히 노 전 대통령을 추켜세우기까지 했다.
윤 의원은 지난해 NLL 논란이 극에 달했을 때 “노 전 대통령은 당시 극히 비정상적인 저자세로 김 국방위원장과 굴욕적인 정상회담을 했다”며 “NLL 문제에 대해 사실상 포기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또 “김 국방위원장이 NLL 관련법을 포기하자고 할 때 ‘네, 좋습니다’라고 말하고, NLL을 ‘괴물’로 표현한 장본인이 누구냐”며 노 전 대통령을 깎아내리기도 했다.
윤 의원의 이날 언급은 정쟁 당시 민주당이 폈던 논리에 가깝다. 새누리당 한 의원은 “이제 와서 혼자만 입장을 바꾼다면 지난해 1년 동안 야권과 치열하게 싸웠던 동료 의원들의 입장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임 간담회에서 ‘사실상 포기’라는 단어만 안 썼을 뿐 기존 입장과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을 돌렸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