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새 원내대표 과제와 전망

입력 2014-05-09 03:11


여야의 원내사령탑이 새로 뽑혔다. 새누리당 이완구,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신임 원내대표는 내년 5월까지 1년 동안 때로는 파트너로, 때로는 맞수로 여야 협상을 이끌 예정이다. 세월호 참사 수습이 이들 앞에 놓인 최우선 과제다. 소속당의 6·4지방선거 승리도 놓칠 수 없다. 소모적 정쟁을 지양하고 민생법안 처리에 힘을 모아줄 것을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이 8일 1차 및 결선투표를 거쳐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헌정사상 첫 교섭단체 여성 원내대표로 정치권의 유리천장을 깼다. 박 신임 원내대표는 당선 후 인사말에서 “당당한 야당, 존재감 있는 야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결선 투표에서 69표를 얻어 59표에 그친 노영민 의원을 10표차로 따돌렸다.

◇신주류 연합군, 구주류 연합군 제압=박 원내대표는 의원 128명이 참여한 1차 투표에서 52표를 얻으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노 의원은 28표, 최재성 의원은 27표, 이종걸 의원은 21표를 각각 받았다.

여성 최초 원내대표라는 상징성, 옅은 계파색, 소신 있고 개혁적인 대중적 이미지 등이 의원들의 표심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1차 투표에서는 초·재선 그룹, 호남 의원 상당수 등이 표를 몰아준 것으로 보인다. 결선 투표에서는 당권파 등의 표를 추가했다.

대선 때 문재인 후보 비서실장을 지낸 노 의원은 친노무현(친노)계와 민주평화국민연대 소속 의원, 충청권 등에서 지지를 얻었으나 표 확장에 한계를 보였다. 1차 투표에서 친노계와 민평련 표가 다른 후보들에게 일부 분산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 의원은 1표 차이로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뒷심을 보였다. 혁신모임 등 486 소장파들과 정세균계 표가 저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당권파는 이 의원을 적극 밀며 20표 이상의 결집력을 보였다.

결선 투표 결과는 박 원내대표와 손잡은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의 신주류 연합군이 친노·정세균계의 구주류 연합군을 이긴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에서는 안·김 공동대표와 친노계가 지원하는 노 의원은 궁합이 맞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전망 및 과제=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의원들은 당내 통합, 2017년 정권교체를 위한 국민지지 회복 등을 신임 원내대표의 과제로 지목했다. 강력한 대여 투쟁력 회복도 신임 원내대표의 숙제다. 새누리당과 협상을 통해 민생을 챙기되 지금보다 더 강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의원들 사이에 형성돼 있다.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청문회·특검·국정조사·국정감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거세다. 박 원내대표는 선출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피해자 지원 및 재발 방지를 위한 세월호 특별법을 만들어 통과시키는 것이 제가 첫 번째로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에서 9·11테러 이후 ‘돈포겟(Don’t Forget) 펀드’를 만든 것처럼 ‘지못미(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펀드’를 구상 중이다.

박 원내대표는 경제민주화와 복지라는 당 정체성에 통일과 정의라는 키워드를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이어 서울시 공무원 간첩증거 조작 사건의 특검 실시와 ‘각종 관피아 방지법’ 제정을 내걸었다.

부동산 정책의 변화 가능성도 시사했다. 50대 이상의 하우스푸어 대책과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전·월세 대책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국회 상임위원회 법안심사위의 복수화, 원내대표실의 북카페 전환, 법안에 대표발의한 의원의 이름 붙이기 등도 시도한다.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

△경남 창녕(53) △수도여고·경희대 지리학과 △MBC 보도국 경제부장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민주당 최고위원 △민주당 정책위의장 △17·18·19대 국회의원

엄기영 정건희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