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하면 지옥 간다는 말 성경에 없다” 구원파 유병언의 황당한 궤변
입력 2014-05-09 03:27
구원파 유병언(73)씨가 자신의 저서에서 “살인을 하면 지옥 간다는 말은 성경에 없다” “살인을 하면 법에 저촉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단 연구 목회자 모임인 ‘아레오바고사람들’은 8일 경기도 과천 제일쇼핑에서 세미나를 개최하고 “유씨의 저서에는 반사회적 사이비 종교집단 지도자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자기중심적·독선적인 가치관이 그대로 들어 있다”고 지적했다.
유씨는 저서 ‘영혼의 목자 3권’(1986) 101∼102쪽에서 “사람이 살인을 했기 때문에 지옥을 간다는 말은 신·구약 성경을 다 찾아도 없다”면서 “살인을 했기 때문에 지옥을 간다면 살인의 한계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지 규명해 볼 필요가 있다” “사람을 죽이면 살인이지만 때에 따라서는 법에 저촉이 안 될 수도 있다”고 기술해 놨다.
그의 황당한 주장은 최소한의 윤리·사회적 기준마저 무너뜨리는 것으로 “살인하는 자마다 영생이 그 속에 거하지 않는다”(요일 3:15) “살인자들은 불과 유황으로 타는 못에 던져진다”(계 21:8)는 성경말씀에도 정면 배치되는 무지한 생각이다.
유씨의 이중적 가치관은 그의 다른 책에도 나온다. 그는 ‘그분 다시 살으셨소’(1984)에서 “사도행전 4장을 읽고 남의 재산을 끌어들여 공산주의 세계를 만드는 그런 식은 원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몇 년 후 종말론을 주창하며 박순자씨 등을 통해 막대한 자금을 끌어 모았고 1987년 오대양 사건의 발단을 제공했다. 같은 책 169쪽에서 “기독교인이라면 당신이 낸 연보 헌금 십일조가 거룩한 복음을 전하는 일에 직접 쓰이고 있는지 자문자답해야 한다”고 했지만 정작 자신은 신도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비자금을 조성하는 등 부도덕한 행동을 일삼았다.
그는 정통교회의 이단비판에 대해 “어떤 집에 가면… 강아지가 왕왕 짖는다. 개가 짖는다고 해서 개를 나무랄 수도 없고 개하고 다투지도 않는다. 상대할 것이 되지 못하기 때문”(‘영혼의 목자 1권’ 35쪽)이라고 반박했다. 그의 해괴한 가치관은 죽음을 경험하고 싶다는 내용에서 절정에 이른다. 유씨는 ‘그분 다시 살으셨소’ 126쪽에서 “저는 죽음이라는 것을 한번 맞이해 봤으면 하는 생각을 가끔 한다”고 기술해 놨다.
아레오바고사람들 대표인 이영호(68) 한국교회연합 바른신앙교육원장은 “책에서 볼 수 있듯 유씨는 살인마저 대수롭지 않게 여길 정도로 낮은 도덕적 기준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정통교회 맹비난은 물론 사회·도덕적 기준마저 내팽개치는 그의 비뚤어진 생각은 ‘일단 구원받으면 어떤 잘못을 저질러도 상관없다’는 구원파 특유의 잘못된 교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천=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