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어버이날 슬픔 더한 정부합동분향소
입력 2014-05-08 21:16
[쿠키 사회] 세월호 침몰 사고 23일째이자 어버이날인 8일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 내 정부합동분향소는 쌀쌀한 날씨에 비까지 오락가락하면서 쓸쓸함을 더했다.
침몰 희생자 영정이 놓여진 분향소 제단 앞에는 새하얀 국화 더미 사이로 빨간 카네이션도 놓였다. 노란 안개꽃과 함께 바구니에 담긴 카네이션은 제단 왼쪽 일반인 탑승객의 영정 아래 놓여 외로이 조문객을 맞았다.
분향소 입구에서 하얀 마스크로 입을 가린 채 ‘내 아이 보고 싶어 피 눈물 납니다’ ‘제발 마지막 한 명까지 찾아주세요’라고 적힌 피켓을 든 자식 잃은 어버이들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 눈을 감고 있었다.
분향소 출구 양쪽에 설치된 테이블에서는 희생자·실종자 조기 수습과 사고 진상 규명을 위해 특검과 청문회를 열자는 내용의 서명운동이 나흘째 이어졌다. 이날 오후 4시까지 이곳을 찾은 조문객은 44만명을 넘어섰다. 안산 지역 장례식장 6곳에서는 단원고 학생 12명과 교사 2명 등 14명의 발인이 진행됐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은 오전 안산 와스타디움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17대 과제를 발표했다.
민변은 “선내에 대기하라는 방송에 따라 기울어진 배에서 발로 벽체를 밀며 안간힘을 쓰는 (아이들의)마지막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에 울지 않을 수 없었다”고 운을 뗀 뒤 이번 사건을 “자본의 입장에 치우친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드러낸 최악의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민변은 17대 과제를 세월호 침몰의 근본적 원인과 직접적 원인, 구조과정에서의 문제점, 사고이후 정부대응과 수사과정에서의 문제점 등 4가지로 분류했다.
특히 민변은 구난업체 언딘의 김윤상 대표가 해경 법정단체인 해양구조협회 부총재를 역임하고, 해양수산부가 대책회의에서 언딘을 언급하는 등 구조업무를 언딘이 독점한 부분에 대해 유착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민변 관계자는 “명백한 진상규명만이 사망자 등 피해자들에 대한 최선의 예우라는 판단 하에 언론에서 제기한 문제점들을 정리해 17대 과제를 선정했다”며 “피해자들의 정당한 피해배상 등에 대한 법률적 지원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민변은 지난달 25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법률지원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안산=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