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어린이책-화가 날 때는 어떻게 하나요?] “화 날 땐 창문 열고 소리 질러보렴” 감정 코칭 그림책
입력 2014-05-09 02:20
화가 날 때는 어떻게 하나요?/다그마 가이슬러/풀빛
1996년, 미국정신의학회가 화병을 한국 문화 특유의 증후군으로 등재해 화제가 됐다. 화병은 화가 나도 꾹 참아 생기는 병이다. 화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 그때그때 화를 낸다면? 화가 날 때마다 마구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부수거나 던지거나 한다면 아마도 사회생활이 어려울 것이다.
화는 다루기 힘든 감정이다. 어른들에게도 어려우니 아이들에겐 더욱 그렇다. 이 책은 아이들이 화가 났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알려 주는 감정 코칭 그림책이다.
화는 친구가 못살게 굴거나 누가 자기 것을 빼앗아 갈 때, 부모가 TV를 보지 못하게 하거나 게임을 하지 못하게 했을 때 난다. 자꾸 넘어지거나 떨어뜨리는 등 자신이 실수했을 때도 화가 난다. 왜 그런지 뚜렷이 이유 없이 화가 날 때도 있다. 화가 난다고 해서 친구에게 고함을 버럭 지르거나 때리고 발로 찬다면? 그건 매우 좋지 않은 방법이다. 아이가 그런 모습을 보인다면 “누가 나한테 그렇게 하면 어떨지 생각해보라”고 타일러야 한다.
저자는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자신을 힘들게 하지 않으면서 화를 다스리는 방법을 알려 준다. 화가 다 날아갈 때까지 창문을 열고 힘껏 소리를 지르거나, 두꺼운 베개에 퍽퍽 주먹을 날리거나, 마음이 풀릴 때까지 쿵쾅쿵쾅 발을 굴려 보란다. 종이에 화난 괴물을 여러 장 그려서 갈기갈기 찢어버리거나 종이를 똘똘 뭉쳐서 그 안에 화가 들어 있다고 생각하고 멀리 던져 버리는 것도 추천한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꼽은 것은 숨을 크게 한 번 천천히 들이마시고 내 쉬는 것이다.
독일 태생인 저자는 자기의 감정을 이해하고 다스릴 줄 알아야 주체적인 아이로 자라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유아용이지만 화를 잘 다스리지 못하는 어른들에게도 도움이 될 만하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