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서울역부터 DDP까지… 서울 랜드마크 여행

입력 2014-05-09 02:20


못된 건축/이경훈(푸른숲·1만5000원)

건축은 도시를 살리기도 하고 망치기도 한다. 도시를 연구하는 건축가인 저자(국민대 교수)는 “못된 건축은 시민을 불행에 빠뜨리고 도시적인 건축은 모두를 행복하게 만든다”고 강조한다. 서울시내 11개의 건물을 통해 ‘서울을 망치는 못된 건축과 서울이 오해한 도시의 건축’에 대해 얘기한다. 경복궁 앞 트윈트리타워에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까지 건축여행을 떠난다.

이화여대 EEC 건물은 거리에 있어야 할 공간들을 지하세계로 구겨 넣었다고 비판한다. 또 국가대표급 아파트인 반포 래미안 아파트는 서구에서는 이미 몇 십 년 전에 사장된 철학인 ‘전원도시’에 대한 환상을 21세기 서울에 구현한 사례라고 꼬집는다. 예술의전당은 예술을 품지 못한 도시 건축이고, 문화역으로 리모델링한 서울역은 기억이 사라진 건물이라고 지적한다.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DDP는 설계 초반부터 완공 후까지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는 주변 경관과의 부조화 때문이다. DDP 프로젝트의 자문 역을 맡았던 저자는 오스트리아의 쿤스트하우스와 비교하며 “동대문 주변의 그 어떤 건물보다 건물이 놓일 땅, 즉 도심 대지를 잘 이해하고 가장 적극적인 도시적 건축의 태도로 지은 건물”이라고 반박한다.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