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씬해진 메르켈

입력 2014-05-08 02:43

“메르켈 총리가 왜 이렇게 날씬해졌지?”

독일 일간 빌트는 6일(현지시간) 이런 질문을 던지는 헤드라인과 함께 앙겔라 메르켈(59) 총리의 지난해와 최근 모습을 비교하는 사진을 게재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해 12월 말 스위스 알프스에서 스키를 타다 넘어져 골반에 금이 가는 사고를 당한 뒤 10㎏을 감량했다. 지난주 미국을 방문,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오찬을 했을 때에도 미국 기자들은 “메르켈 총리가 날렵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비결은 의사들의 권유에 따라 평소 간식으로 즐겨 먹던 소시지와 치즈 샌드위치를 멀리하고 대신 생당근과 피망 등 채소를 먹기 시작한 것. 한 측근은 “총리가 절제를 하고 과일도 많이 먹고 있다”고 전했다. 메르켈 총리는 평소 업무 중이나 회의 때 샌드위치와 비스킷을 즐겨 먹었다. 하지만 최근 회의 때마다 메르켈 총리 앞에는 잘게 썬 당근과 피망, 부추 등이 가득 담긴 커다란 그릇이 놓여 있다. 빌트는 “메르켈 총리가 샌드위치가 담긴 그릇은 아예 손에 닿지 않게 다른 회의 참석 멤버들 앞에 놓아 달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월 베를리너 모르겐 포스트도 메르켈 총리가 소식(小食)을 하고 있으며 와인도 끊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메르켈 총리의 다이어트로 인해 보수파 총리의 상징과도 같았던 ‘뚱뚱한 총리’의 전통도 깨졌다고 빌트는 전했다. 같은 기독민주당(CDU) 출신의 전임 총리이자 메르켈 총리의 멘토로 알려진 헬무트 콜 전 총리는 식사 제안을 거절하지 않는 정치인으로 유명하다. 콜 전 총리의 지지자들은 “조화로운 비만”이라고 순화시키긴 했지만 뚱뚱하다는 점은 부인하지 못하고 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