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구한 우산… 美 40대 주부 계곡 추락, 도움 요청 적은 우산 펼쳐 놔 극적으로 구조
입력 2014-05-08 02:40
미국에서 40대 주부가 계곡으로 추락한 자동차 안에서 닷새 동안 버틴 끝에 기적적으로 생환했다. 인적이 드문 곳이라 발견이 쉽지 않았지만 우산에 구조를 바라는 글을 적어 펼쳐 놓은 덕에 가까스로 구조됐다.
6일(현지시간) 덴버포스트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크리스틴 홉킨스(43)는 지난달 29일 밤 콜로라도주 파크 카운티의 페어플레이 인근 산간 도로를 혼자 차를 몰고 지나다 약 40m 아래 계곡으로 추락했다. 자동차는 뒤집힌 채 나무 사이에 걸려 멈췄다. 가족들은 이날 실종 신고를 했다.
홉킨스는 출혈이 심해 의식도 혼미했지만 자동차 안에 있던 커다란 우산에 구조를 요청하는 글을 써 자동차 위에 펼쳐 놨다. 잘 보이진 않았지만 우산에 쓴 글은 “도와 달라. 자동차 문이 열리지 않는다”와 “피를 흘리고 있다. 의사가 필요하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지난 4일 이곳을 지나던 사람이 홉킨스의 자동차를 발견해 소방서에 신고했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발견자는 당초 자동차 안에 죽은 사람이 있다고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파크 카운티 소방국 짐 크레비너 소방관은 발견 당시 홉킨스가 심한 탈수 증세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처음에는 사망한 줄 알았다고 말했다. 자동차 유리창을 깨자 홉킨스는 간신히 손을 흔들어 살아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홉킨스의 가족들은 5일 언론에 “홉킨스는 현재 두 다리를 절단할 수밖에 없었지만 살아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