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정치사상 처음으로 여성 총리에 오른 잉락 친나왓 총리가 집권 2년9개월 만에 권력남용 혐의로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태국 헌법재판소는 7일 잉락 총리가 2011년 타윌 플리안스리 전 국가안보위원회(NSC) 위원장을 경질한 것이 권력남용에 해당된다며 재판관 9명 만장일치로 해임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헌재는 또 잉락 총리와 타윌 NSC 위원장 경질에 관여한 내각의 각료 9명에 대해서도 함께 사퇴할 것을 명령했다.
차룬 인타찬 헌재소장은 “잉락 총리의 인사조치는 자신의 가족 이익을 위한 ‘숨겨진 의도’에 따라 이뤄졌다”며 결정 이유를 밝혔다.
당시 잉락 총리는 타윌 전 위원장을 전보조치한 뒤 경찰청장을 NSC 위원장으로 발령냈다. 공석이 된 경찰청장에는 자신의 오빠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처남을 임명했다.
헌재가 잉락 총리 해임을 결정하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계속됐던 정국 혼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정치적 혼란을 우려해 내각이 모두 물러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풍텝 텝깐짜나 부총리는 “니와툼롱 분송파이산 부총리 겸 상무장관이 잉락 총리를 대신해 과도총리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잉락 총리는 태국 정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탁신 전 총리의 막내 여동생으로 오빠의 후광으로 2011년 8월 총리에 임명됐다. 하지만 집권기간 내내 탁신 전 총리의 대리인, 꼭두각시 논란에 휘말렸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
태국 헌재, 잉락 총리 해임 결정
입력 2014-05-08 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