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없는 새정치연합… 왜?
입력 2014-05-08 02:44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 참사 국면에서 제1야당다운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해도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반사이익 없이 20%대에서 요지부동이다. 세월호 참사 앞에서 국민적 분노를 대변하지 못하고 전략공천, 기초연금 등으로 촉발된 당내 분란에 허우적대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도부는 세월호 참사 발생 20여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은 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직은 기성 정치권 전체의 총체적 책임이라는 여론이 강하다”며 “단계적으로 책임을 분화해 따지는 국면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민병두 의원도 “정치권 전체가 참회록을 썼으니 이제부터 냉철한 사실 규명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오히려 지도부가 강하게 대응해야 할 시점을 실기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세월호 정국에서 야당답게 정부·여당을 비판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국민보다 반걸음 앞서 나가야 되는데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는 오히려 한걸음 정도 뒤처져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두 대표는 세월호 참사 이후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은 박 대통령의 첫 번째 사과에 대해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등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광주시장 전략공천 문제 등으로 당 내부 분란은 점입가경이다. 광주시장 전략공천에 반발하며 탈당한 이용섭 의원은 국회의원직까지 사퇴하며 “안철수의 새 정치는 죽었다” 등의 표현으로 안·김 공동대표를 맹비난했다. 손학규 상임고문도 자신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주최로 열린 토론회 기조 연설에서 “우리의 정당민주주의가 크게 위협받고 있다”며 광주 전략공천을 맹비판했다. ‘개혁공천’을 내세웠던 지도부는 입장이 난처해졌다.
이런 가운데 울산에서는 새정치연합 후보가 종북 논란에 휩싸였던 통합진보당까지 아우른 야권 후보와 단일화에 나서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중앙당은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진보당과의 연대 및 후보 단일화는 없다는 기본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전북에서도 안 대표 측 인사들이 공천 심사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며 경선 협의 중단을 선언했다.
기초연금법 통과를 두고도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기초연금법 통과에 반대해 의원직 사직서를 제출했던 김용익 의원은 “당에서 제명해 나머지 임기를 채우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 의원은 비례대표이기 때문에 당에서 제명하면 의원직은 유지할 수 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