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코하람, 나이지리아 국경도시 습격… 300명 살해, 여학생 11명 추가 피랍

입력 2014-05-08 04:09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하람 소속으로 보이는 괴한들이 나이지리아 동북부 국경도시를 습격해 수백 명을 학살했다고 현지 상원의원과 목격자들이 7일 밝혔다.

아흐메드 잔나 상원의원은 이날 장갑차량과 오토바이를 탄 괴한들이 지난 5일 밤 나이지리아와 카메룬 국경에 있는 감보루 응갈라를 습격해 마을 전체를 파괴하고 이처럼 많은 인명을 살상했다고 전했다. 무함마드 불라마 보로노주 홍보담당관도 감보루 응갈라에 대한 급습으로 상당히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으며 상점과 주택이 불길에 휩싸여 파괴됐다고 확인했다.

잔나 상원의원은 당시 감보루 응갈라에 주둔했던 병력이 지난달 14일 보코하람에 납치당한 여학생 200여 명을 구출하려고 차드호 쪽으로 재배치되면서 이곳이 사실상 무방비 상태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괴한들이 공격하기 시작했을 때 도망친 사람들만 겨우 살아남았다며 이들이 카메룬으로 피신하려는 민간인에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아직 괴한들이 감보루 응갈라를 점령하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희생자 수는 파악하기 힘든 상황이다. 다만 잔나 의원은 “감보루 응갈라와 계속 연락을 취했다”며 “입수한 정보로는 이번 공격으로 300명 정도가 숨졌다”고 주장했다.

한편 나이지리아에서 지난달 여학생 276명이 대량 납치된 데 이어 지난 4일(현지시간)에도 11명의 여학생이 추가 납치됐다고 현지 정부 관계자가 6일 밝혔다.

BBC방송 등에 따르면 추가 납치는 처음 납치가 있었던 보르노주 치복시(市)와 인접한 와라베와 왈라에서 발생했으며 괴한들은 두 대의 트럭을 몰고 마을에 들이닥쳐 가축과 식량까지 약탈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납치 사건도 보코하람의 짓으로 추정된다.

보코하람의 최고지도자인 아부바카르 셰카우는 전날 외부 배포 영상에서 지난달 여학생 276명을 납치했다고 시인한 뒤 이들을 노예로 팔겠다고 밝혔다. 이어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라며 더 많은 여학생을 납치하겠다고 위협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붉은색 셔츠를 입은 시민들이 수도 아부자에서 ‘정부가 소녀들을 구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며 “추가 납치가 발생한 것은 나이지리아 정부의 무능력을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보코하람의 끔찍한 범죄 사실에 전 세계도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 방송사들과의 인터뷰에서 “가슴이 미어질 듯하고 정말 충격적”이라며 “여학생을 구출하기 위한 모든 방편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