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2013년 보수 301억 사회환원
입력 2014-05-08 03:47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받은 보수 301억원 전액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회사 측에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SK그룹 관계자는 7일 “지난달 초 회장님이 지난해 받은 보수 전액을 좋은 일에 써야겠다는 뜻을 전달해 왔다”며 “현재 그룹 차원에서 실무진이 처리 방식과 사용처 등을 놓고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횡령 등 혐의로 수감생활을 하면서도 등기이사로 있던 SK이노베이션에서 112억원을 급여로 받는 등 4개 계열사로부터 총 301억원을 받았다. 이 때문에 실질적으로 경영에 참여하지 못한 최 회장이 거액의 보수를 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SK그룹 관계자는 “회장님이 오래 전부터 보수의 사회 환원 문제에 대해 생각해 왔으며 올해 초 대법원 유죄 판결 이후 처리 방식을 결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보수공개가 이뤄지자 무척 아쉬워했다”면서 “환원 결정에는 보수 공개 이후 사회적 비판 여론을 겸허히 수용한다는 의미도 내포돼 있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보수가 단순히 회사에 반납되거나, 일회성 기부로 그치지 않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공익적 활동 등의 구체적인 용처를 정한 뒤 환원할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회장님의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그룹 차원에서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올해 SK㈜와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등 3개 계열사의 비상근 회장으로 재직하되 보수는 전혀 받지 않는 무보수 집행임원으로 남기로 했다. 성과급도 받지 않기로 했다.
한편 1년3개월째 수감생활 중인 최 회장은 성경을 열심히 읽는 등 신앙생활을 하며 지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그룹 경영진과 일주일에 1∼2차례 면회를 하며 회사 경영과 관련한 대화도 나누고 있다고 한다. 다만 고질적인 허리 디스크로 건강 상태는 썩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