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아픔을 희망으로…” 한국교회 하나로 뭉친다

입력 2014-05-07 19:11 수정 2014-05-08 03:31


세월호 참사 회복 위한 한국교회연합 출범키로

한국교회가 세월호 참사 피해자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 힘을 모은다.

예장 합동과 통합 등 주요 교단과 교계 단체들은 7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기독교대한감리회 본부에서 모임을 갖고 ‘(가칭)세월호 참사 치유와 회복을 위한 한국교회연합’을 출범키로 했다. 한국교회 대다수 교단과 단체가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나누고 치유하자는 취지에 공감하고 있어 교회연합의 출범은 분열된 한국교회가 하나 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교회연합은 연합기도회와 모금, 치유사역, 공동 기도문과 성명 발표 등 다양한 사역을 펼친다. 9일과 14일에는 각각 안산제일교회와 서울에서 ‘세월호 참사 치유와 회복을 위한 한국교회 연합기도회’를 갖는다. 이어 주일인 18일을 ‘한국교회 애도주일’로 선포하고 전국교회 성도들이 기도의 불꽃을 모은다. 애도주일 예배에서는 전국 교회 목회자들이 같은 제목으로 설교하고 공동기도문을 낭독한다.

한국교회의 공동 성명문도 발표된다. 성명에는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을 향해 위로의 메시지와 한국교회 및 사회 지도자들의 책임을 묻고 각성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긴다. 철저한 진상조사와 재발방지, 건강한 정신문화 정착을 위한 대책 마련도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의 치유와 회복을 위한 모금운동도 병행된다. 교회연합의 주요 활동은 예장 통합과 합동, 기감, 기성, 기침 등의 교단장이 참여하는 한국교회교단장협의회가 주관한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한교봉) 대표회장 김삼환 목사는 “세월호 피해자의 치유를 위해 한국교회 전체가 나서야 한다”며 더 많은 교단과 교회의 동참을 호소했다. 김 목사는 “2007년 발생한 서해안 기름유출 사고 때 피해현장으로 달려간 자원봉사자 130만명 가운데 한국교회 성도가 80만명에 달했다”며 “세월호 참사의 슬픔을 회복하는 데에는 한국교회가 앞장서서 나누고 섬기고 베풀며 힘을 모으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인웅 덕수교회 원로목사는 “사고 당한 분들의 희생이 헛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면서 “역사의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교회연합에는 현재 예장 통합과 합동, 기감, 기성, 기침 교단과 한교봉, 국가조찬기도회,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미래목회포럼, 안산시기독교연합회, 한국교회평신도단체협의회 등이 참여하고 있다.

앞서 교계 주요 단체들은 자체적으로 중·장기적인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 추진 중이다. 한교봉은 향후 2년 동안 ‘피해자 돌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자원봉사자인 일명 ‘돌보미’ 모집·교육과 함께 목회자와 사회복지사, 상담사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 그룹을 꾸려 피해자 지원에 나선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안산교회를 중심으로 ‘힐링(치유) 센터’를 구성하는 방안과 더불어 생존자 및 희생자 가족 등의 이야기 등을 모은 백서 제작도 추진키로 했다.

예장통합 총회는 ‘(가칭)세월호 참사 극복을 위한 치유·화해상담소’를 설치·운영한다. 앞서 오는 12일, 17일에는 안산지역 교회 목회자와 학교 교사,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세월호 참사 정신적 외상 극복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한다. 기감도 ‘(가칭)감리교회 치유상담센터’를 설치키로 했다.

유영대 박재찬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