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피아 출신’ 기관장 연봉 3년간 최대 15억원
입력 2014-05-07 03:01
최근 3년간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 등 ‘모피아’(옛 재무부 출신 관료+마피아) 출신 퇴직 공무원이 산하 공공기관장으로 취임해 받은 연봉이 15억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기관장 연봉에서는 모피아에 밀렸지만 산하기관 수가 많아 퇴직 후 취업 선택의 폭이 가장 넓었다. 방만 경영으로 정부의 중점관리대상으로 지정된 38개 공공기관장 중 절반 가까이는 퇴직 관료 출신인 ‘관(官)피아’인 것으로 집계됐다.
6일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2011∼2013년 304개 공공기관 중 기관장에게 가장 많은 연봉을 지급한 곳은 중소기업은행(약 15억3500만원)이었다. 수출입은행(약 15억900만원), 산업은행(약 14억6500만원)이 뒤를 이었다. 이는 최근 3년간 전체 공공기관장 평균 연봉(약 4억7800만원)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것이다.
기업은행은 최근 잇따라 내부 공채 출신 행장이 취임하고 있지만 전통적으로 금융위와 기재부 출신 모피아들이 장악하고 있던 곳이다. 수출입은행도 주로 기재부 출신이 행장을 맡아 왔다.
산업부와 미래부는 산하기관이 각각 39개로 전 부처 가운데 가장 많다. 이들 대부분이 퇴직한 고위 공무원의 취업경로로 활용되고 있다. 산업부 산하 공공기관장의 평균 연봉은 약 1억8500만원이지만 남동발전과 남부발전, 서부발전 등 기관장 연봉이 2억원 이상인 기관이 14곳에 달한다.
낙하산 인사도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 양대 노총(민주노총 및 한국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에 따르면 공공기관 정상화 계획상 38개 중점관리기관장 중 18명(47.4%)은 관료 출신 낙하산 인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의 과도한 복지와 방만 경영의 밑바탕에 ‘관피아’의 폐해가 깔려 있는 셈이다.
한국거래소 한국투자공사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조폐공사 예금보험공사에는 기재부 출신 관료가, 무역보험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중부발전 한국전력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에는 산업부 출신 관료가 기관장을 맡았다. 기관장 외 임원도 마찬가지다. 상임감사는 36명 중 19명(52.8%)이, 비상임이사는 238명 중 74명(31.1%)이 관료 출신인 것으로 조사됐다.
세종=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