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당권구도 변화 조짐… 서청원·김무성 ‘빅2’ 대결서 김문수·최경환 가세?

입력 2014-05-07 03:07

새누리당 차기 당권 구도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7·14전당대회에서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인 서청원 의원과 비당권파인 김무성 의원 등 ‘빅2’가 당 대표 자리를 놓고 한판 승부를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그동안 우세했다. 하지만 최근 세월호 참사 여파 및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다자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6·4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를 뽑는 당내 경선에서 비주류가 선전하면서 당초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경남도지사 후보로 선출된 홍준표 지사와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된 권영진 전 의원 등은 모두 비박으로 분류된다. 서울시장 경선에서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 논란을 공공연하게 부추기고 있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정몽준 의원에 맞서 고전하고 있고, 인천의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도 안상수 전 시장과 접전 중이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김 지사 측근은 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세월호 참사로 당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했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제로베이스(원점)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지금은 사고 수습이 최우선이라 거취에 대해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 당 안팎에선 김 지사가 지방선거 이후 전당대회 출마를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물론 당내 기반이 취약해 섣불리 움직이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만만치 않다.

이에 맞서 친박 진영에선 ‘최경환 변수’도 등장하고 있다. 8일 새 원내대표 선출로 사실상 임기가 끝나는 최 원내대표 측은 “대구·경북(TK) 지역 의원들 사이에서 TK를 대표하는 정치인이 전당대회에 나가야 한다는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놓지는 않은 상태다. 다만 서 의원과의 표 분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무엇보다 서 의원과 최 원내대표가 한번에 나설 경우 친박 내에 ‘다음 카드’가 없다는 점에서 실제 출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여전히 우세하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세월호 참사 이후 여권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는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지방선거까지 대패한다면 현재까지 거론된 인물들로는 당 수습이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