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유병언 핵심 7인방 모두 피의자 전환… 형사처벌 대상
입력 2014-05-07 03:13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차남 혁기(42)씨와 최측근으로 지목된 이른바 ‘핵심 7인방’이 사실상 모두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검찰이 유 전 회장 측근들의 범죄 혐의를 상당 부분 구체화했다는 뜻이다. 검찰은 미국 연방수사국(FBI)과의 공조를 통해 미국에 체류 중인 혁기씨 등 핵심 피의자 강제송환 방안도 강구하기로 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6일 “대검찰청 국제협력단과 협조해서 미국 FBI에 관련자 소재 파악과 강제송환 방안 등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혁기씨 변호인에게 8일 검찰 출석에 대한 요구서를 정식 발송했고 김혜경(52) 한국제약 대표와 김필배(76) 전 다판다 대표 등에게는 가족을 통해 출석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출석 답변이 없다. 출석하지 않으면 (강제송환 등) 필요한 후속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혁기씨 등에 대한 소환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곧바로 유 전 회장을 소환해 조사하는 방안도 고심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차남 불출석과 유 전 회장 소환은 (일가니까) 당연히 연계된다”며 “수사는 착착 진행되고 있다. 가장 적절하고 효율적인 수사 방법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오후 ㈜세모 고창환(67) 대표와 ㈜천해지 변기춘(42) 대표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고 대표는 세모그룹 시절부터 홍보 및 영업담당 상무를 맡으며 유 전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인물이다. 고 대표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시관 설치를 위해 세월호를 증축하는 문제를 유 전 회장에게 건의해 의논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특히 천해지가 유 전 회장 사진작품을 구입하면서 수백억원대 회삿돈을 지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천해지는 유 전 회장 사진작품 관련 미국 현지법인인 ‘아해 프레스’에 168억4700여만원을 지급한 사실을 숨겼다가 지난달 30일 뒤늦게 정정공시했다. 검찰은 이 자금이 관세 당국에 신고되지 않은 채 해외로 불법 반출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유 전 회장 사진작품을 고가에 사들이고 페이퍼컴퍼니에 컨설팅비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지급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로 ㈜아해 이재영(62) 대표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검찰은 다판다 송국빈 대표를 지난 2일 구속했고 청해진해운 김한식 대표도 지난 3일 피의자로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미국에 머물고 있는 김혜경·김필배씨 역시 소환통보에 응하지 않을 경우 모두 피의자로 전환할 방침이어서 유 전 회장 일가의 핵심 측근 7인방으로 거론된 인사는 모두 사법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검찰은 국제영상과 노른자쇼핑 대표를 겸직하고 있는 탤런트 전양자(본명 김경숙·72)씨와 최근 입국한 첫째 사위 정모(48) 문진미디어 대표 등 다른 측근들도 조만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인천=전웅빈 정현수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