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한은총재 “금리 깜짝조정 없다”
입력 2014-05-07 02:46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앞으로 ‘깜짝’ 금리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 예측 가능한 통화정책을 펴겠다고 재차 강조한 것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참석차 카자흐스탄을 방문 중인 이 총재는 4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에는 금리정책이 효과를 보려면 깜짝 그런 것을(금리조정을) 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적어도 이런 것은 없어야 한다”며 “우회전 깜빡이 켜고 좌회전하는 행동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은은 시장 예측과 반대로 기준금리 정책을 펴 혼란을 빚기도 했다. 지난해 5월 김중수 당시 총재가 금리동결을 강하게 시사했으나 금융통화위원회는 금리인하를 결정, ‘우회전 신호 켜고 좌회전했다’는 비아냥을 샀던 게 대표적이다.
이 총재는 “6개월 후 금리를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면 2∼3개월 전엔 시그널(신호)을 줘야 한다”며 “예를 들면 ‘경기가 생각보다 좋다’는 것은 시그널이므로 시장이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 ‘매파’(물가안정을 위한 금리인상 선호)라는 평가를 받은 것에 대해 그는 “경기가 회복세라고 보고, 내년에도 이어진다고 하니 시장에서는 ‘이제 금리 인상하겠구나’라고 본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답했다. 이 총재는 거시지표상으로는 회복세가 분명하지만 그 추세가 완만해 국민이 느끼는 회복세는 약하다는 점은 인정했다. 다만 “(올해) 성장률을 4%로 놓고, 내년에도 그렇게 간다고 보면 지금의 금리 수준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 방향 자체는 인하로 보기가 어렵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세월호 참사가 민간소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백화점·대형마트(매출), 고속도로 통행 등 몇 가지 데이터는 있지만 충분한 자료가 쌓이지 않아 상반기까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이달 금통위에서도 제한된 범위에서만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상수지 흑자 행진이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서는 “(통계체계 개편으로) 국제수지 흑자가 많이 늘어 걱정이다. 국제수지는 균형에 가까운 게 맞는 것 같다”고 밝혀 원화절상 압력 등 부정적 영향을 우려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