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줄잇는 애도 발걸음 ‘추모연휴’
입력 2014-05-07 04:19
전국에 차려진 세월호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는 연휴기간 내내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6일 세월호 사고 희생자 장례지원단에 따르면 5일 오후 9시 기준 전국 132개 분향소에는 131만3378명의 추모객이 찾았다. 3~5일 하루 12만~15만명이 조문한 것을 감안하면 누적 조문객은 140만명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 내에 설치된 정부합동분향소에는 연휴 기간 매일 3만~4만명이 찾아 헌화하고 묵념했다. 지난달 28일까지 운영된 안산 올림픽기념관 임시분향소 조문객을 합쳐 이곳 누적 조문객은 오후 11시 43만명을 넘어섰다. 분향소 한쪽 벽면에는 태국 국민이 보내온 한국어, 영어, 태국어로 적힌 위로 메시지가 내걸렸다. 이 플래카드는 태국의 한 멀티미디어 그룹이 주태국 한국대사관을 통해 전달한 것이다.
서울광장 합동분향소에도 조문객의 방문이 줄을 이었다. 연휴 마지막 날에는 시민단체연대회의가 광장 한쪽에 마련한 ‘애도와 성찰의 자리’에 시민들이 추모글을 적은 뒤 접은 노란 종이배 수백개가 놓여졌다. 희생자들의 영혼을 하늘로 옮긴다는 의미를 담은 종이배에는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등의 글이 적혀 있다. 조문객 김모(67)씨는 “나는 이 나이 되도록 살았지만, 아이들은 꿈을 피우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났으니 얼마나 불쌍한가”라며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쳤다. 서울시는 오후 11시 현재 서울광장 합동분향소 조문객이 누적 17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인천에서도 국제성모병원, 미래광장, 부평구청, 강화문예회관 등 4곳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 추모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강원도청을 비롯해 춘천·양구·정선 등 강원도 내 분향소와 경남도청 및 양산 종합운동장 등 경남도 내 시·군 분향소 역시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연휴 기간 세월호 참사 현장인 전남 진도 팽목항에도 많은 추모객이 다녀갔다. 대부분 방문객은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거나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그러나 전국 각지에서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아 실종자 가족들은 부담스러운 모습이었다. 일부 아이들은 큰소리로 웃기도 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배식 봉사를 하는 한 자원봉사자는 “(실종자) 가족분들 대부분이 밥 드시러 나오지 못하셨다”면서 “쳐다보는 눈도 불편하고 애들 있는 남의 가족 보면 눈물나고 그러니 아예 못 나오시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실종자 가족들을 배려해 달라”고 호소했다. 대책본부는 “관계자 이외에는 될 수 있으면 팽목항 방문을 자제하고, 경건한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협조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안산·진도=김도영 김영균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