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희생 민간 잠수사는 각종 댐 수중공사 참여 ‘베테랑’
입력 2014-05-07 03:20
세월호 침몰사고 해역에 처음 투입돼 사망한 민간잠수사 이광욱(53·경기도 남양주)씨는 베테랑 ‘산업잠수사’로 알려졌다.
이씨는 머구리 잠수사(우주복 같은 잠수복을 입고 수면 위와 연결된 호스를 통해 공기를 공급받는 방식)로 1990년대 중반까지는 키조개 등을 잡았다. 2000년대 초부터는 안산화력발전소, 청평댐과 화천댐의 수중공사에 참여할 정도로 상당한 잠수 실력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최근 구조팀이 추가 모집한 잠수사 13명 중 1명으로 인명구조협회를 통해 들어와 작업에 참여했다. 지난 5일 사고 해역에 도착한 이씨는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 심한 조류로 인해 들어가지 못하다 오전 6시7분쯤 처음 입수(入水)했다 변을 당했다.
세월호 선미 5층에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설치하는 작업을 위해 수심 25m까지 잠수한 이씨가 잠수 5분여 만에 호흡이 나빠지고 연락이 두절되자 구조팀은 즉각 다른 잠수사를 들여보냈다.
해경 관계자는 “구조팀이 들어갔을 때 이씨는 머리에 쓰는 산소공급 장비와 허리에 매는 납 벨트를 벗은 상태로 몸을 가누지 못한 채 그냥 떠오르고 있었다”면서 “바지선에 끌어올린 뒤 응급구조사가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했으나 의식이 없었다”고 말했다. 박인호 목포한국병원장은 “CT 촬영에서 이씨의 머리에 공기가 차 있는 ‘기뇌증’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기도 남양주시는 이씨에 대해 의사자 지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씨의 유족과 협의해 보건복지부에 의사자 지정 신청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유족들이 급히 이씨의 시신이 안치된 목포로 가 의사자 지정 신청 협의를 끝내지 못했다”며 “장례 절차를 지원, 빈소가 마련되면 동의를 얻어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도 이씨가 의사자 요건은 갖춘 것으로 보고 해양경찰청에 보상 규정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진도·남양주=김영균 정수익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