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수색 작업 민간 잠수사 1명 참변… 무리한 투입 화 불렀나
입력 2014-05-07 03:21
세월호 침몰 사고 해역에서 가이드라인(생명줄) 설치작업에 나섰던 민간 잠수사 이광욱(53)씨가 사망했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사고 발생 21일째인 6일 오전 6시7분 세월호 선체 5층 로비 부근에 가이드라인 설치작업을 하던 이씨가 잠수 5분 만에 수심 25m 지점에서 호흡 상태가 급속히 나빠지고 연락이 끊겼다.
이씨는 오전 6시26분 해군 잠수요원들에 의해 구조됐지만 이미 자체 호흡이 불가능한 의식불명 상태였다. 이씨는 현장에서 자동제세동기를 이용한 응급치료와 함께 구급조치를 받다 6시44분 헬기로 이송돼 7시12분 목포 한국병원에 도착했으나 7시36분 최종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잠수사들의 안전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무리한 투입이 화를 불렀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혼자가 아닌 2인 1조로 투입이 됐다면 사망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사고 해역은 조류가 세고 시야 확보가 좋지 않은 곳이어서 장기간 반복적인 수색으로 인해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현재 잠수병이나 수색 도중 부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잠수사만 17명이다.
구조팀은 이들의 수색 잠수를 1일 2회로 제한하고 있고 한 번 잠수를 하고 나오면 12시간 휴식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작업 여건이 워낙 좋지 않은 사고 해역에서 사망자 수습이 시급하다 보니 위험을 감수한 무리한 수중 수색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오후 세월호 4층 선미에서 실종자 시신 3구를 수습하는 등 5구를 추가 수습했다. 이에 따라 오후 7시 현재 사망자는 267명으로 늘었고 실종자는 35명으로 집계됐다. 합동구조팀은 실종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격실 64개를 모두 개방했다. 그동안 복잡한 진입로와 각종 부유물 때문에 3층 중앙부 좌측 객실 3곳에 대한 진입에 어려움을 겪어 왔으나 문을 여는 데 성공했다. 이씨가 사망한 오전 수색을 잠시 중단했으나 오후에 수색을 재개했다.
구조팀은 오는 10일까지 추가 진입에 성공한 3층 객실 3곳과 재수색 중인 선미 등의 다인실, 화장실과 매점 등 공용공간에 대한 1차 수색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또 지난달 20일 추가 투입한 산업잠수사 13명은 4층 선미 좌측 다인실로 들어가는 입구에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설치해 수색 작업을 벌였다. 실종자들이 발견되지 않을 경우 가능성이 큰 격실에 대한 2차 집중 수색에 나설 방침이다.
진도=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